트리거

그녀의 비밀일기 15편

by Heana

어둠속에 있다

사람이 어둠속에 있다 갑자기 빛을 보면 눈이 멀어버린데

그래서 매몰자 구조시 안구를 보호한다고 하더라고


처음엔 네가 밝은 빛인 줄만 알았어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너라는 그늘속에

너조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암흑속에 갇혀있는게 느껴지네


네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더듬거려봐

손끝에 네가 닿으면 네가 거기 있구나 안심해

하지만 네가 만져지지 않으면 난 금방 불안해져버리지

네가 얼마나 떨어져있는지도 알 수가 없어서


난 이제 이 어둠을 빠져나가보려고

솔직히 박차고 나갈정도의 힘이 있진 않아

며칠내 물도 못 마셨을 사람처럼 온 몸과 마음이 너덜한데

기어서 나가서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걸 알아차린순간

인간은 그곳을 향해 죽음힘을 다해 조금씩이라도 다가가는걸


너를 잃고 다시 내가 중심이 된 내 삶을 찾았을때

사실 빛은 그곳에 있다는것 스스로 깨닫는 그 순간

내 눈이 그 빛에 멀어버리지않도록 준비해

지금처럼 뭔지 구분도 못하고 잡으려는 그런 어리석은 짓은 두번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마음의 '제동장치'를 점검고있어

언제든 정말 멈춰야할때 멈추기위한 준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 하다

잠시 완만한 구간을 지난다해도

절대 안심할 수가 없다

다시 오르락 내리랄 할 것이란걸 알기 때문이다


겪어야 하는 시간이구나..

흘러서 넘치든

고갈되어 바닥나버리든

당장 멈출 수 없는 관계구나


인정할건 인정하고

감사함은 간직하며

'포기'하는게 아닌 '구분'하는 과정임을



그와의 절정의 마지막 순간

그녀의 얼굴위에 그의 무언가가 타고 흘렀다

따뜻한 온기와 비릿한 냄새를 풍기는 그것은

마치 그녀의 눈물인듯 흘려 내렸다

그녀는 그 순간 마치 자신의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는 듯 했다


그의 숨결, 그의 열기, 그의 떨림은

언어보다 먼저 다가와 그녀를 휘감았다

그날은 오히려 그 어느때보다도 도망치지 않으려는 짐승처럼

그는 있는 그대로의 본능과 진심을 드러낸 채 그녀를 찾았다


잠시 떨어져 있는 순간조차 버티지 못한다는 듯

그는 그녀의 곁으로 다시 다가와

그녀의 살결 위로 자신의 온기를 보탰다

그는 그녀의 존재가 자신의 품안에 있는걸 다시 확인하려는 듯

그녀를 겪하게 껴안았다


그 순간,

"자기야"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그 호칭은 그가 잘 써본적도 없는 호칭이였다

그것은 익숙함도 습관도 아니였다

그녀는 그 순간이 숨겨놓은 그의 진심이 새어나오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그녀에겐 그 말이

마치 '사랑해'하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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