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비밀일기 21편
"가능성이 1%래도 난 널 만날꺼야."
그건 내 진심이였어
넌 내가 그 1%를 위해 어디까지 감당하려 했는지
머릿속으로는 충분히 알고 있었을꺼야
이제서야 내가 '맞지 않는 그릇'이 아닌
아예 담을 준비조차 없는 그릇에 내 사랑을 부어왔단거 알아차렸어
그 모든 진심이 정성이 깊이가
내가 내 놓은 공간과 시간과 몸 마음 모두
스치듯 흘려내렸으니 얼마나 허무한지 설명할 수도 없지
네가 날 한번도 '현실'에 올려두고 생각한적도 없겠다
그런 생각이 닿았을 때
내 심장에 칼을 꽂는 듯한 고통이였고
네 눈앞에서 뛰어내려 보여줘야 내 아픔의 깊이를 알까
그런 생각이 스쳤어
네게 그런 말을 했을 때 넌 그 마음을 두려워하면서도
피하지도 감당하려하지도 않았어
내가 손만 조금 데여도 속상해하는 너인데
마음의 고통은 보이지 않으니 외면하는 건가
아니 알지만 알아차린걸 들켜버리면
내 아픔이 혹시 '자신의 몫'이 되버릴까 애써 모르는척 하는걸까
내가 아무리 아파도 네가 원하는건 내게서 다 얻으니
그 고통은 '나의 몫'일뿐 자신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깊이로 내 공간에 들어왔던 건가
그 정도 마음으로 내 몸과 마음을 흔들었던 건가
아무런 각오도 없이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함께 있었던 건가
입맛이 꽤나 까다로운 넌
내 음식을 항상 맛있다고 잘 먹었지
그건 꼭 내 '손맛'때문만은 아니였어
음식은 내게 사랑이였거든
그런데 그걸 '맛'으로만 느낀 넌
더 이상 내 사랑을 먹을 자격이 없어
처음엔 네가 날 살렸고
네가 온통 죽어버린 내 존재를 깨워줬지
그건 부정하지 않을께
그런 네가 이제는 내 존엄을 갉아먹고
네 삶에 없는 온기와 따뜻한 사랑과 정성만
내게서 채워가고 있구나
그 어떤 '대가지불'할 각오도 없이
네 현실을 버리란게 아니였어
충분히 무거운거 아니까
나만큼 각오하고 결단해달란 것도 아니였어
그런데 날 잘 아는 너라면
내가 어디까지 거는 사람인지 알고 있는 너라면
날 헷갈리게 하면 안됐잖아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동안 나누는 모든 것들은
연인을 넘어 마치 부부로써의 모습이였고
그렇게 행동하려면 관계의 이름 혹은 방향정도는 있어야하지 않겠냐는
나는 당연한 요구를 했을뿐인데
아무말도 한적 없다는 네가 참 무책임하게 보인다
마치 나 혼자 착각하고 해석하고 희망을 가진 바보처럼 느끼게 하네
난 분명 사랑이였어
내 감정을 부정할 생각없어
너 또한 진심이였지
그 마음 또한 인정해
하지만 감정이 있다고 모든 행동이 용인되는건 아냐
우리가 같은 마음이였다해도 허락되는건 애초부터 아니였어
모든게 깊어졌는데
우리 관계의 이름은 아직 없고
어떤 미래도 한줌의 약속없이 계속 흘러가
그게 이제 내 '존엄'을 건드리고 있어
그래서 난 더 이상 '이대로'는 만날 수 없다는 선언을 하는거야
나는 너와 헤어지고 싶은게 아니라 날 지키고 싶은거야
이제서야 깨닫는걸까
난 처음부터
도착지가 없는
사랑을 시작했던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