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충무김밥

오징어가 있다면 충무김밥

아시아 마켓에서 냉동 오징어를 사 와서는 오징어 볶음을 해 먹었다. 그런 후, 남은 오징어를 냉동해두었다. 어느 날 냉동실을 열어보니 남은 오징어가 눈에 띄었다. 오징어볶음이 아닌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니 오징어 초무침이 생각났고, 오징어 초무침하니 충무김밥이 떠올랐다.

오징어무침과 섞박지를 곁들여야 하는데 섞박지를 만들기엔 시간이 걸리고, 냉장고에 단무지가 있어기에 단무지 무침을 만든다. 단무지에 고춧가루와 참기름, 참깨를 넣고 버무려서 준비해준다. 오징어 초무침을 위해서는 먼저 오징어를 끓는 물에 데쳐내준다. 데친 오징어에 간장, 고춧가루, 설탕, 다진 마늘, 식초를 넣고 버무려 준다. 냉장고 속 채소들도 함께 곁들여 준비해준다. 그렇게 버무려둔 단무지와 오징어를 한편에 두고 김밥을 준비한다. 말 그대로 김과 밥이다. 밥에 소금 간을 하고, 참기름을 두르고 좀 더 고소하게 깨를 넣어준다. 김을 반으로 자르고, 밥을 얹고 말아 준다. 한 줄의 얇은 김밥을 4등분 고루 잘라준다.

접시에 말아서 준비한 김밥을 가지런히 정렬하고, 무쳐두었던 오징어와 단무지를 곁들인다. 간단하게 충무김밥이 완성되었다. 충무김밥은 다른 김밥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김밥 소들을 넣어 만든 김밥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충무김밥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언제나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되곤 한다. 매콤한 오징어와 아삭한 무김치와 고소한 김밥의 조화는 거부하기 어렵다. 비록 제대로 된 충무김밥은 아니었지만 가지고 있는 재료들로 비슷하게 흉내 내어 한 끼를 준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