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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Jan 05. 2023

가끔은 상차림

완전한 한식으로 한 상

혼자 먹다 보니 주로 메인 메뉴 하나 만들어 한 끼를 해치우는 게 대부분이다. 한식 한 상으로 몇 가지 반찬에 국이나 찌개에 메인들을 곁들이는 한 상은 자주 해 먹지 않는다. 혼자이다 보니 남는 게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제대로 된 한식으로 한 상 차려 먹고 싶은 날들이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여행을 다녀와서 거의 이주 가까이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았었다. 오래간만에 출근을 했더니 피곤했고, 퇴근 후 제대로 된 밥 한 끼가 먹고 싶어졌다. 퇴근길에 소고기와 배추를 사서 집에 돌아갔다. 소고기를 이용해서 된장찌개를 끓일 생각이었다. 포르투갈 여행기간 내내 그리웠던 된장찌개였다. 집에 김치가 없어서 배추로 겉절이를 만들기로 했다. 된장찌개와 배추겉절이, 거기에 뭔가 메인메뉴 하나가 필요하다 싶어서 소고기를 이용해서 매콤 제육볶음을 추가로 만들기로 한다. 채소가 부족한 듯싶어 냉장고 속 브로콜리와 당근을 썰어서 함께 볶아주면 되겠다 싶었다. 이곳의 당근은 한국보다 단맛이 강해서 맛있다.


먼저 기름을 두르고 된장을 볶아주다가 고기와 잘라둔 양파를 넣고 볶아준다. 육수를 내기 귀찮으니 물을 붓고는 코인육수 하나를 넣어준다. 끓기 시작하면 잘라두었던 호박을 넣고 좀 더 끓여주다가 두부도 썰어 넣는다. 약간의 매콤함을 위해 고춧가루를 약간 추가해 주었다. 잘게 썰어둔 쪽파를 듬뿍 넣어 된장찌개를 완성한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동안 밥도 새로 한다.


소고기 매콤 제육볶음도 간단하다. 기름을 두르고 고기와 채소를 볶다가 만들어둔 양념을 넣어준다. 양념은 고춧가루, 간장, 설탕, 고추장, 다진 마늘 정도로 했다. 간단하지만 맛있는 양념이다. 이렇게 볶아낸 고기를 접시에 담는다. 다른 요리를 하는 동안 썰어둔 배추에 액젓을 넣어 조금 절여지게 둔다. 그런 후, 겉절이 양념을 만들어 본다. 액젓, 설탕,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듬뿍 이면 충분하다. 약간의 쪽파와 당근을 썰어서 함께 버무려준다. 간을 보고 부족하면 액젓을 추가해 준다. 바로 풋풋한 맛보다는 조금은 양념에 절여져서 푹 늘어진 상태를 좋아하기에 모든 요리가 완성되기 전에 미리 배추를 양념에 버무려준다.


한 끼가 완성되었다. 하나하나 모두 맛이 좋고, 이것 저것 먹으니 맛도 더 좋다. 된장찌개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해치워서 빈 그릇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 남은 된장찌개를 끓여서 밥을 말아먹었다. 맛있었다. 내가 했지만 고깃집에서 파는 된장찌개 마냥 맛있었다. 한동안 그리웠던 된장찌개를 만족스럽게 먹어서 기분 좋은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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