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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Jul 24. 2023

요리가 귀찮을 땐 냉동만두를 굽자.

전분물로 바삭함 업그레이드

십여 년 전에 일본 예능 프로를 즐겨봤던 적이 있다. 주로 요리와 관련된 프로들을 보곤 했었는데, 그때 교자 만든 느 법을 봤던 적이 있다. 기름을 가득 두르고, 만두를 팬 위에 잘 정렬시키고는, 밀가루인지 전분인지 물에 푼 하얀 물을 촤아악 부어주고는 뚜껑을 닫는다. 그렇게 해서, 그렇게 한쪽은 바삭하고 한쪽은 촉촉한 일본식 군만두 교자가 완성된다. 나중에 검색을 통해 그 하얀 물은 전분물임을 알아냈다. 이후로는, 집에서 냉동만두들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바삭한 교자를 만들어 먹고 있다. 만들기도 간단하지만, 추가되는 이 바삭함은 꽤나 큰 만족감을 준다. 한 끼 식사로 먹어도 좋고, 맥주와 곁들이는 안주로 먹어도 좋다.


며칠 전 퇴근 후 집에 돌아왔다. 저녁을 먹기 위해 냉장고를 살핀다. 이것저것 요리할 재료들이 있지만 귀찮았다. 날도 덥고, 뭔가 하고 싶지 않지만 집 근처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결국 내 저녁은 내가 해 먹는 수밖에 없다. 그때 냉동고 속 냉동만두가 생각났다. 아시아마켓에서 사다둔 김치만두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냉동 김치만두를 팬 위에 잘 정렬시킨다. 불을 켜고는 온도가 올라가며 지글지글 해질 때쯤, 준비한 전분물을 촤악하고 프라이팬에 뿌려준다. 만두가 없는 부분들에 전분물이 뿌려지면, 나중에 그 부분들이 바삭하게 익혀져서 별미가 된다. 전분물을 부은 후 프라이팬에 뚜껑을 덮어준다. 프라이팬에 맞는 뚜껑이 없다면 알루미늄 포일을 덮어주어도 좋다. 수분이 조금씩 날아가면서, 바닥이 바삭하게 익혀져 간다. 이때 너무 높은 온도로 하여 만두 바닥이 타지 않게 주의하자. 잘 익는지 모르겠으면 바닥 부분을 살짝 들어 올려 색을 확인하자. 그렇게 전분물의 물이 증발하면서, 만두의 위면은 촉촉하게 쪄지고, 바닥은 바삭하게 구워진다. 10분 내로 완성되는 간단한 한 끼이다.

그릇에 만두를 옮겨 담고, 맥주 한 캔을 까서 함께 곁들인다. 바삭한 만두를 한 입 베어 물어본다. 바삭함이 너무도 적절하다.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삼킨다. 하루의 피로가 함께 내려간다. 종종 찜기에 만두를 찌는 것조차 귀찮아서 전자레인지에 맛없게 만두를 데워먹는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만 투자해도 훨씬 맛있는 일본식 군만두, 교자를 맛볼 수 있다. 조금만 귀차니즘을 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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