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확위 Oct 27. 2022

[혼:술] 처음 펍에서 혼술하던 날

나의 첫 혼술의 기억

그날 전에는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던 적은 있지만, 밖에서 혼자 마셨던 적은 없었다. 그날도 처음 펍에 혼자 갔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대학교 근처의 펍에 갔었다. 맥주를 시켜서 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맥주를 마시며 신나게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친구들이 이제 그만 가자고 했다. 속으로 뭔가 한두 잔 더 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라 일어났다. 헤어지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역시 조금 더 마시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시 혼자 펍으로 되돌아갔다. 처음 아르바이트생은 내가 다시 돌아오자 뭔가 놓고 간 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바에 앉았다. 맥주를 시키고 혼자 마셨다. 이게 시작이었다.


처음 혼자 들어가기 전에는 괜히 서성이며 고민을 했었지만, 역시 처음이 어려울 뿐이다. 두 번째는 거뜬했다. 그곳은 그 이후로도 혼자 종종 맥주가 생각날 때면 찾아가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혼자 맥주를 마신다는 걸 몇몇 아이들이 알게 됐다. 그러자, 다른 친구 하나가 혼자 마시지 말고 자기도 부르라고 했다. 처음에는 혼자 마시면 심심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혼자서 술을 하다 보면, 생각할 시간이 많다. 고민되던 것들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시간이 되기도 하고, 혼자서 술집의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함께하는 시끌벅적한 술자리와 혼자만의 술자리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이곳을 시작으로, 대학교 근처의 술집들을 조금씩 혼자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난 혼술의 매력을 알게 됐다.


작가의 이전글 [프롤로그] 혼술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