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를 좋아하는 6살 조카가 인정한 드라이카레

by 이확위

내가 좋아하는 레시피가 하나 있다. 드라이카레인데, 지금은 망해버린 논란이 되었던 한 요리사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한 거였다. 정확히 계량된 레시피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내가 예전 좋아하던 외국 요리프로 제이미 올리버의 일본버전 같은 한국인 요리사였다. 그렇게 자유롭게 요리하는 게 좋았는데, 술을 먹으니 너무 자유로워 사람이길 포기한 사람이더라. 그 요리사가 만드는 드라이카레를 따라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너무 맛이 좋아 깜짝 놀랐었다. 다음날 아침 메뉴를 고민하다가, 드라이카레가 생각났다. 언니네 집에 고수와 소고기 다짐육이 있어서 드라이카레를 시도하기 딱이었다. (고수가 흔하게 가정집에 있진 않을 수 있지만 언니네 집은 식재료가 다양하게 있는 편이다.)


만드는 법은 영상을 몇 번 보며 익혀둬서 수월했다. 꽤 들어가는 재료가 많은데 그 많은 재료가 모두 한데 모여 정말 맛있는 맛을 만들어낸다. 먼저 다진 마늘과 다진 생강을 2:1 정도로 각각 주먹크기 정도로 듬뿍 칼로 다졌다. 갈아버리면 더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믹서기에 마늘 냄새게 베어 들게 하고 싶진 않아 난 다진 것으로 만족해했다. 팬에 기름을 아주 듬뿍 둘러준다. 거기에 마늘과 생강을 함께 볶아준다. 벌써 냄새가 좋은데 이 냄새에 언니네 가족들이 혹시나 깰까 봐 무서울 정도다. 이미 맛있는 향이 주방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고수 줄기 부분을 다져서 같이 볶아준다. 향이 이제 더 좋아진다. 다진 소고기 400g 정도를 넣고 함께 볶아 익혀준다. 고기가 좀 익으면 유튜브에서 요리사는 카레파우더를 썼는데, 나는 집에 있는 일본식 카레 큐브를 조금 넣어주었다. 같이 녹여내어 함께 볶아준다. 또한 요리사는 토마토페이스트를 넣어 진한 맛을 냈지만, 나는 집에 남아있던 토마토소스를 사용했다. 페이스트를 물로 희석하여 만들면 결국 토마토소스 아니겠는가. 그렇게 오리지널 레시피를 따르기보단 내가 가진 것들로 나만의 요리법으로 만들어나간다. 우스터소스를 큼직하게 하나 둘 셋넷 둘러준다. 설탕을 크게 두 스푼 넣어준다. 나는 양파가 푹 익는 게 좋아 요리사가 했던 것보다 더 잘게 양파를 잘라두고는 양파를 넣어 함께 볶아준다. 맛을 보고, 내 취향껏 설탕, 우스터소스를 조절해 줬다. 마지막으로 수분기를 날려줬다. 토마토 페이스트가 아닌 소스를 넣어서 좀 더 졸여줘야 했다. 하지만 덕분에 서로 함께 더 잘 섞이며 깊은 맛이 나오게 되었다.

그릇에 밥을 얹고 그렇게 준비된 카레에 계란 프라이를 써니사이드업으로 준비하여 예쁘게 올려준다. 조카들을 깨운다. 카레를 좋아하는 가장 어린 6살의 막내를 카레로 유혹해 깨운다. "이모가 오늘 카레 했어." 카레라는 소리에 눈을 뜬다. 이 조카는 카레, 미역국, 짜장밥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요리를 하면 정말 잘 먹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입은 먹는 것보단 말하기 용으로 더 많이 쓰는 녀석이다. 카레를 보더니 "우와 카레에 계란이 있네"라고 하더라. 한입 먹더니 말없이 오물오물 계속 먹는다. 입을 먹는 용으로만 쓰는 것 보니 카레마니아 조카에게 이 카레는 합격점인 모양이다. 며칠 뒤 언니와 함께 있는데 조카가 "계란 카레 해주세요"라고 했다. 아침에 자느라 계란 얹은 드라이카레를 맛보지 못했던 언니는 계란카레가 뭐냐고 하기에 내가 설명해 주었다. 내가 좋아한 요리를 조카도 좋아해 줘서 뿌듯했다.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해 주니 역시 이 요리는 맛있다 싶어 내심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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