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치볶음밥이 좋다. 볶음 김치의 그 맛은 묵은지의 그 맛과는 새로운 매력이다. 마치 메이크업으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그런 마법과 같은 모습을 맛보는 느낌이다. 꾸미지 않은 원래도 맛있는데 약간의 터치로 새로우면서도 더 맛있게 변하다니. 볶음 김치는 매력이 넘친다. 그런 내가 김치볶음밥을 좋아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조카들이 어릴 때는 맵다고 김치를 먹지 못했는데, 이제 조금씩 김치를 먹을 수 있더라. 그러니 이제 김치볶음밥을 먹여줄 때가 된 것이다. 드디어 이들도 새로운 세계에 입을 열게 되는 것이다.
김치볶음밥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매울까 걱정되어 냉장고의 어묵을 꺼내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내어 어묵을 잘라 넣고는 국간장, 멸치액젓으로 맛을 낸 어묵국을 끓여 준비한다. 김치볶음밥을 만든다. 기름을 두르고 김치를 잘게 잘라 볶아준다. 여기에 이제 데우지 않은 햇반의 껍질을 벗기고 그대로 넣어 볶아준다. 볶음밥을 할 때에는 햇반을 데울 필요가 없다. 오히려 데우지 않아야 밥이 고슬고슬하게 맛있게 볶아진다. 김치볶음밥은 크게 할 게 없다. 이미 김치가 모든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신김치인 경우, 여기에 설탕을 조금 넣어주고 조금 더 자극적으로 먹고 싶다면 약간의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주면 마치 삼겹살 후에 볶아먹는 그 볶음밥과 같은 맛이 된다. 나는 조카들을 위해 고추장을 넣지는 않았다. 오늘은 완전 기본 김치볶음밥이다. 역시 시작은 오리지널이니까 말이다. 그런 후, 계란을 예쁘게 프라이 해서 얹어주고 완성한다.
조카들을 깨운다. 아이들이 차려진 게 김치볶음밥뿐이니 먹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매워하지 않고 잘 먹는다. 기특하다. 어느새 다 컸구나. 벌써 김치볶음밥을 먹다니. 조카들이 조금 더 크면 이제 또 다른 새로운 음식들을 먹을 수 있겠지. 조카들의 성장하는 입맛을 보는 것은 이 아이들의 자라는 키를 보는 것보다도 내겐 더 큰 기쁨이더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더 많아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