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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Oct 04. 2023

통장은 가벼워도 위장은 든든하게

통장 잔고가 슬플 때 먹기 좋은 메뉴들 2탄

한번 통장 잔고가 휘청거리니 정상화가 쉽지 않다. 월급을 받고는 또 월급까지 기다렸던 것들을 해치우고 나면 갑자기 잔고가 훅 줄어든다. 여름휴가 후 아직까지도 여유 있는 온전한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조금 잔고를 신경 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전처럼 요리를 맘껏 하기보다는, 최대한 저렴한 재료들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요리들을 해나가고 있다.


1. 두부 요리

두부는 단백질로 좋은 재료다. 물론 비싼 두부도 있지만, 통장이 서글플 땐 두부로 사치 부릴 수 없다. 가장 저렴한 두부를 사 온다. 2.5유로 정도면 두부를 산다. 두 번은 먹을 수 있다.

1) 두부 강정

한국인이라면 보통 냉장고에 고추장은 있기 마련이다. (없으면 다음 메뉴로 가자. 장류는 비싸다.) 고추장, 케첩에 설탕 또는 물엿 약간, 간장 조금, 다진 마늘이면 양념치킨 소스를 ㅁ나들 수 있다. 두부를 깍둑썰기하여 준비한다. 두부에 골고루 전분가루를 입혀준다. (전분가루는 안 비싸다.) 기름을 둘러 준 팬에 두부를 전부 바삭하게 구워내 준다. 그렇게 바삭하게 구워진 두부에 양념치킨 소스를 찍먹 하거나 부어서 버무려준다. 버무리면 바삭함은 바로 사라지긴 한다. 하지만 그래도 맛은 있다.

매콤한 양념이 싫다면 간장, 설탕, 물, 마늘가루 (혹은 다진 마늘)을 한번 부르르 끓여준다. 간장마늘 소스와 구워낸 두부를 함께 먹어도 좋다.

2) 두부김치

두부김치는 한 끼로 먹기 좋다. 두부가 포만감을 주니까 말이다. 집에 김치가 있다면 김치를 기름에 볶아 볶음김치를 준비한다. 두부를 끓는 물에 데쳐내어 따듯하게 해서 볶음김치와 먹어도 좋고, 아니면 부침가루를 묻힌 후, 기름에 한번 구워내 줘도 좋다.

3) 두부조림 (두부두루치기)

두부조림은 밥반찬으로 최고다. 재료도 간단하다. 두부, 양파, 파에 양념이면 충분하다. 양념도 간장, 설탕, 액젓, 고춧가루 정도면 된다. 먼저 잘게 채 썰어준 양파를 바닥에 깔고 두부를 먹고 싶은 크기로 잘라 얹어준다. 그 후, 섞어둔 양념을 붓는다. 물을 조금만 부어준 후 뚜껑을 닫아 15분 익혀내 준다. 마지막에 파를 송송 썰어 얹어주면 끝이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둘러줘도 좋다. (절대 많이는 말고!)

4) 두부구이

두부에 부침가루를 묻히고, 계란물에 담근 후 구워내 준다. 다진 파, 다진 마늘, 간장, 식초, 참기름에 약간의 물로 간을 맞춘 양념장을 준비한다. 구운 두부를 소스에 찍어 냠냠 먹어준다.


2. 콩나물

사실 내가 사는 곳은 프랑스라 콩나물이 싼 재료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라면 콩나물은 저렴한 재료이니 통장 잔고가 서글플 때 반찬으로 해 먹기 참 좋은 재료이다. 나는 한 번 사면 콩나물을 끝까지 다 먹으려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 요리를 해 먹곤 한다. 이곳에서는 콩나물 한 가닥도 아깝기 때문이다.

1) 콩나물 무침

콩나물을 데친다.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소금에 조물조물 무쳐준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무쳐내도 좋다.

2) 콩나물 조림

우리 엄마 시그니처 반찬이다. 콩나물을 데쳐낸다. 팬에 콩나물을 다시 넣고, 간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물을 살짝 넣은 후 조려준다. 입맛 돌게 해주는 맛깔난 반찬이다.

3) 콩나물불고기

콩불! 고기는 소량 넣고, 콩나물로 배를 채워보자. 고기가 들어가면 국물로 고기육수가 나오면서 맛있어지니까, 콩나물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간장, 설탕,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섞어 양념을 준비한다. 소고기여도 좋고, 돼지고기여도 좋다. 콩나물을 바닥에 깐다. 고기를 위에 얹고 소스를 그 위에 뿌려준다. 뚜껑을 닫는다. 콩나물에서 물이 나오면 함께 섞어준다. 파도 썰어 얹어준다. 잘 뒤섞어준 후, 밥과 함께 먹는다. 맛있다.

4) 콩나물국

콩나물 국이다. 간단하게 끓인다면, 콩나물을 넣고 삶듯이 끓이고는 다진 마늘, 다진파를 넣고 소금간만 해도 된다. 감칠맛을 위해서는 새우젓을 넣어도 좋다. 좀 더 진한 육수를 원한다면 한국인의 기본 육수, 멸치와 다시마로 진하게 육수를 내주자. 육수를 내고는 그 육수에 콩나물을 삶아 콩나물 국을 만들어낸다. 냉장고 속에 김치가 있다면 김치를 곁들이자. 단백질이 부족하다면 다른 끼니때 단백질을 챙겨 먹으면 된다.


3. 소고기 한 덩어리로 국 끓이기

국거리를 사 온다. 소고기로 육수를 내준다. 이렇게 내 준 육수를 이용하여 여러 국을 한꺼번에 끓여 저장해 둔다. 우리 엄마가 어릴 때부터 이렇게 국을 여러 가지 끓여주셨었다. 질리게 하나만 먹지 말자.

1) 미역국

미역국은 쉽다. 먼저 미역을 불려준다. 마른미역은 물에 불면 10배로 늘어나니 적당량만 불리도록 주의하자. 나는 미역을 좋아해서 항상 조금 많이 넉넉히 불리는 편이다. 불린 미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해 준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미역을 넣어 한번 볶아준다. 여기에 국간장도 한 스푼 넣어 함께 볶아준다. 그러다가 끓여둔 고기 육수를 부어준다. 고기도 잘라 넣어준다. 다진 마늘을 넣고 푹 끓여준다. 마지막에 간을 보고, 국간장을 조금 더 넣어주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마무리해 준다. (국간장으로 모두 간을 하다가는 색이 너무 진해질 수 있다.)

2) 소고기뭇국

무는 제일 작은 걸로 사 오자. 무를 얇은 네모로 썰어 준비해 준다. 고기육수에 고기와 무를 넣고 함께 끓여준다. 국간장과 액젓으로 간을 해주고, 다진 마늘, 다진파를 넣어 끓여내주면 완성이다.

3) 소고가 배추된장국

배추가 저렴한 경우 배추를 하나 사오자. 육수에 배추를 잘라넣고 된장을 풀어 끓여준다. 국간장을 조금 넣어주고 청양고추를 약간 넣어주면 더 맛있다.

4) 육개장

육개장은 사실 재료가 가장 많이 들어간다. 고사리도 넣고 토란대도 넣고 이것저것 많이 넣지만 다 귀찮을 땐 대파만 준비하자. (나는 프랑스라서 대파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고기육수에 대파를 살짝 데쳐낸다.  국간장과 고춧가루, 약간의 액젓, 다진 마늘을 섞어 양념을 만든다. 고기와 데친 대파를 양념에 버무려준다. 숙주가 있다면 좋다. 숙주도 육수에 데쳐낸 후 함께 버무려준다. 간이 배어들도록 잠시 놔둔다. 그런 후, 육수에 넣어 함께 끓여내 준다. 계란을 풀어 저어주고 마무리한다.

*고기양이 적어 육수의 진한 맛이 부족하다면 조미료를 살짝 넣어주자!


4. 조미료 냉면육수

조미료를 이용해 냉면육수를 만들었다. 만들기는 아주 간단한데, 그 맛은 시판 냉면육수와 거의 흡사하다. 지금까지 세명의 사람에게 맛 보였는데, 모두 깜짝 놀라고는 끝까지 먹더라. 모두 맛있다며 놀라워했다.

물 1L, 다시다 50g, 소금 20g, 설탕 150g을 함께 끓인다. 끓으면 여기에 국간장 2+1/2, 사과식초 6을 넣고 식혀준다. 그런 후, 지퍼백에 1인분씩 소분하여 냉동보관한다. (맛이 조금 진하면 얼음을 띄워먹거나 물을 타서 먹자.)

1) 냉면

냉면면은 마트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냉면면은 익기도 빨리 익어서 배고플 때 급히 먹기 좋다. 단백질로 계란을 삶자. 계란이 얹어있지 않은 냉면은 너무 못생겨서 먹음직스럽지 않다. 고명은 간단하게 저렴한 오이로 대체한다. 오이를 채 썰어 얹어주고, 삶은 계란 반절 얹어주면 색감으로도 그럭저럭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2) 김치말이 국수

김치가 남아있다면 저렴한 소면을 사 와서 김치말이 국수를 말아먹자. 소면을 삶고 그릇에 잘 올려준다. 그 위에 김치를 잘게 썰어 얹고는 참기름을 뿌려준다. 오이도 채 썰어 고명으로 얹어준다. 냉면육수를 부어주고 참깨를 듬뿍 뿌려주면, 먹고 다음날 또 해먹을 김치말이 국수 완성이다.

3) 물막국수

메밀면을 산다. 면을 삶아 헹군다. 냉면육수를 붓고 오이고명을 얹고 집에 남아있는 김을 가루내어 얹는다. 함께 먹는다.

4) 오이미역냉국

미역을 물에 불려둔다. 오이를 채 썬다. 냉면육수를 붓는다. 시원하게 먹는다.


한 가지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그러니 돈을 아낀다고 라면만 사진 말자. 요즘은 라면도 전처럼 싸진 않으니 말이다. 사온 재료를 아낌없이 다 먹으면, 라면만큼 저렴한 돈으로 더 든든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통장 잔고가 가벼워도 위장만은 든든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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