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그린다

by 이확위

2020년은 가장 열심히 그림을 그렸던 해이다. 난 항상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 언니가 일본에서 나를 위해 사 왔던 강아지를 그리는 드로잉북이 있었다. 그걸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개들을 여러 가지 그렸다. 그러고 나니, 최근에 사용했던 아크릴을 이용해 구글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찾은 후에 개를 그려보기 시작했다. 모델에 대한 애정이 담겨서일까. 그리는 족족 제법 맘에 들었다.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 4~5장씩 그림을 그렸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더 즐거운가 보다.


고양이를 그리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는 그리려 할 때마다 뭔가 잘 안된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나 스스로 나는 강아지파-라고 말하는 만큼 애정도에서 아무래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는 못 그리겠다. 안 그려진다.

이게 그나마 베스트 고양이 그림이다…


개를 그릴 때는 마음이 편하다. 예쁜 개들을 보면서 그리 다보며 힐링되는 기분이다. 개가 웃는 표정이면 나도 웃게 된다. 내가 개 그림을 그려서 언니에게 보내주면 언니가 "애정이 들어갔네"라고 말하곤 했다.

코비드 시간 동안은 졸업도 있었고, 여러 가지로 정신이 없어서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했다. 그래서 프랑스에 와서 거의 2년 만에 다시 붓을 잡았다. 안 그리다 그림을 그리려니 잘 안 그려져서 다시 재미를 붙이기가 어려웠다. 내가 먹은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려 하니 그것도 별 재미가 안 느껴지더라. 그때 생각난 게 좋아하는 강아지 시리즈였다. 다시 개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시 즐거움이 찾아왔다. 신나게 하루에 1장씩 그림을 꾸준히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가끔은 만족스럽지 못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제법 괜찮은 그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점점 손이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후로 다시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찾았다.

그림을 그리다가 지겹다면 새로운 것을 그려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려보자. 어차피 취미생활로 즐기는 사람에게는 잘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내가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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