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의 먹부림

by 이확위

4월 2일, 며칠 전에 갔던 브런치 가게의 Fluffy pancake가 아쉬워서 주말 아침 직접 브런치를 차렸다. 냉장고 속의 크림도 준비하고,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에서 사 온 꿀도 꺼낸다. 과일이 마땅한 게 없어서 냉동 과일 있던 것을 해동시켜 곁들여 먹었다. pancake 반죽 자체가 브런치 가게보다 맛있어서 모양은 덜 예쁘지만 더 맛있게 잘 먹은 주말 브런치였다.

저녁으로 콩불을 해 먹었다. 콩나물은 아시아마켓에서 사 온 콩나물 통조림을 사용했다. 김까지 곁들여 먹으니 맛있다. 아삭한 콩나물의 식감이 여전히 살아있어서 좋다.


4월 3일, 아침 출근길에 빵집에서 빵을 먹는다. Escargot (달팽이) 다. 초코 아니면 건포도 맛이 있는데, 난 건포도를 선호한다. 이 빵집은 건포도를 아주 많이 넣어줘서, 건포도에서 오는 은은한 단맛과 바삭한 패스츄리의 맛이 좋다. (난 건포도를 좋아한다.)


4월 4일, 프랑스에 와서 처음으로 생선구이를 했다. Sardine이다. 냉동 생선을 사 와서, 해동해서 생선 구이를 하고 한 상을 차리고 싶어 된장찌개도 만들어 곁들였다. 아침으로 이렇게 차려먹다니. 완전 한국인의 밥상이다.

저녁은 한국인 친구와 외식으로 햄버거에 맥주 한 잔을 했다. 프랑스에 와서 보니 이곳 사람들이 버거를 꽤 많이 먹는다. 어느 가기를 가도 버거는 거의 파는 느낌이다.


4월 6일, 열무김치를 사 왔다. 사뒀던 생선으로 무를 넣어 생선조림도 한다. 좋은 조합이다.


4월 7일, 닭발을 만들었다. 한국인 지인들과 닭발 모임을 하기로 했다. 주먹밥, 계란말이, 그리고 남겨둔 생선조림까지 챙겨 들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지인이 들참 국수 밀키트가 있다면서 (들기름+참기름) 만들어주었다. 들기름 국수를 처음 맛보는데 맛있어서 놀랐다.


4월 8일, 루마니아인 연구실 동료 집에서 모임이 있었다. 먼저 앙트레로 루마니아 전채 요리들을 꺼내서 맛보며 대화들을 나누다가, 저녁 시간쯤엔 피자를 오븐에 구워 먹었다. 술도 마시고, 빠지지 않는 보드게임도 했다.



4월 9일, 종종 김밥을 싸 먹는다.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참치김밥이다. 이 날은 피크닉을 위해 김밥을 쌌던 날이다. 이번엔 묵은지 참치 김밥을 쌌다. 공원에 친구와 피크닉을 간다. 친구과 과일과 떡을 챙겨 왔다. 텀블러에는... 누룽지가 있었다. 공원은 날씨도 좋고 평화롭고,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이게 유럽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한국인 지인의 초대로 숲에 명이나물을 수확하러 갔다. 지천에 널린 게 명이나물이었다. 처음으로 생 명이나물을 봐서 정신없이 뜯었다. 집에 와서는 명이나물을 모두 씻고, 대부분 장아찌를 담갔다. 근처에 사는 한국인 지인에게 명이나물을 나눠주고 도토리묵을 받았다. 도토리묵과 명이나물 전을 만들어 먹었는데 둘 다 너무 맛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4월 10일, 명이나물이 아직 남아있었다. 뭘로 사용할까 하다가, 즉흥요리로 새우, 버터, 마늘과 함께 볶아서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었다. 혼자 먹기 아깝게 맛있었다.


4월 11일, 연구실 친구가 도시락을 내 것까지 싸와서 같이 먹자고 했다. 약간 중국식의 고기 조림 요리였다. 이 친구는 역시 요리를 잘한다. 나는 도토리묵을 싸와서 이 친구에게 줬는데, 도토리의 섬세한 맛을 느끼기는 외국인에게 어려웠나 보다. 아무 맛이 안 난다고 했다.


4월 12일, 저녁으로 동네 피자집에서 페퍼로니 피자를 시켰다. 그런데 계란은 왜 얹어주는 걸까?


4월 14일, 떡볶이 아뜰리에가 있는 날이었다. 유아반에서 어린이들에게 간장떡볶이를 해줬다. 수업이 끝난 후, 아뜰리에에서 떡볶이에 여러 사리들을 넣으며 만들었다. 참가자들이 모두 잘 먹고 맛있다며 엄지손을 척 들어 올려줬다. 뿌듯했다.

저녁에는 친구와 함께 중식당에 갔다. 이름은 "Sichuan"이라 사천음식인가 싶어 매울까 걱정했지만 그런 요리들이 아니었다. 가지볶음을 시켰는데, 가지 껍질을 다 벗겨서 만들어 훨씬 더 부드러웠다. 밥과 차, 그리고 비프 요리를 시켰다. 다 맛이 좋았다. 들어가는 순간 나던 갓 지은 쌀밥 냄새가 좋았던 식당이었다.


4월 16일, 파리에서 사 왔던 청포묵가루로 청포묵을 만들었다. 묵 만들기는 사실 태어나서 처음이다. 한국에서도 안 하던 것들을 프랑스 와서 한다는 게 제법 웃기다.


4월 17일, 전날 만들어 냉장고에 두었던 청포묵으로 탕평채를 했다. 간장으로 만든 소스가 맛이 좋았다. (내가 만든 거!)


4월 18일, 아침에 5시에 일어나서 며칠 전 중식당에서 먹은 가지요리를 따라 만들어 보았다. 90%는 비슷하게 맛이 괜찮았다.


저녁으로 매콤한 등갈비찜을 만들었다. 한 시간 정도만 삶아내면 일반 냄비로도 부드러운 등갈비찜 요리가 완성된다.


4월 20일, 콩가루가 있어서, 떡볶이떡을 구워내고는 콩가루를 묻혀 야매 인절미를 만들었다. 떡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가져다주었다.

저녁에 한국인 유학생 동생과 그 남자친구가 집에 왔다. 요청한 메뉴인 떡볶이와 짜장면을 하고, 기다리며 시간이 남아서 탕평채를 변형한 냉채와 군만두를 준비했다. 둘 다 잘 먹고 갔다.


4월 21일, 담가 둔 명이나물이 익어서 삼겹살을 사 와서 구워 곁들여 먹었다. 사실 명이나물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4월 22일, 주말 아침에 팬케이크에 크림과 딸기를 곁들여 먹었다. 예쁘고 맛있다. 혼자라서 아쉬운 브런치다.

점심은 친구와 외식을 했다. 비프 타르타르를 먹는다. 이 식당의 비프 타르타르를 좋아한다. 치즈, 케이퍼의 감칠맛이 좋다. 나중에 꼭 따라서 만들어봐야지-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주 얇게 썰어 튀겨낸 바삭한 감자튀김이 좋다. 이 바삭함이 타르타르의 식감과 대조되는 게 지루하지 않다.

저녁으로 집에서 치킨을 만들었다. 후라이드반 간장마늘 반이다. 맥주는 당연히 곁들인다.


4월 23일, 김치를 담갔다. 늦은 점심으로, 가지볶음과 소고기된장국을 만들어 먹었다. 엄마가 자주 끓여주시던 추억의 국이다.


4월 25일 일찍 일어난 아침 (4시), 문득 캐릭터 팬케이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반죽을 만들고 식용색소를 사용해서, 피카추와 키티를 그렸다. 처음인데 성공~


4월 26일, 아침에 또 일찍 일어나서 (5시) 냉장고 냉동실 재료들을 뒤져 간단히 볶음 운동. 이렇게 냉장고털이 메뉴들을 조금 알고 있는 것은 식비 절감을 위해 꼭 필요한 거다.

저녁으로 내가 잘 만드는 바삭한 군만두에 맥주를 곁들였다.


4월 27일, 포크찹 스테이크에 감자튀김과 야채볶음이다.


4월 29일, 또 다른 쿠킹 아뜰리에를 제안받아서 생각한 메뉴들을 한번 만들어 보았다. 3색 나물로 오이무침, 배추된장무침, 숙주나물, 그리고 미니 떡갈비, 소고기배추된장국. 타이틀은 "한국 집밥"이다.


4월 30일, 두 가지 테마의 쿠킹 아뜰리에 제안이 모두 통과되어 또 다른 주제인 한국 비건요리 쿠킹 아뜰리에를 위한 메뉴들을 요리했다. 매콤 숙주나물, 상추무침, 비건잡채, 야채 전, 그리고 두부강정.



*모든 요리는 내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살면서 직접 요리하거나 사먹은 것들이다.


*내용과 관련있는 브런치글들

http://brunch.co.kr/@hwakwi/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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