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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5시간전

친구가 묻더라. “너 비혼주의는 아니지?”

얼마전 친구를 만났다. 가장 친한 친구이다. 친구는 내가 해외에서 일하며 지내던 때 결혼을 했다. 친구가 내게 결혼한다고 말하기 전에 친구의 SNS의 사진들을 보다가 나는 ‘어쩐지 지금 남친이랑 결혼할 것 같은데’라고 느꼈다. 어쩌면 별거 아닌 두 잔 나란히 있는 커피 사진들이 여러 장 있었을 뿐이었지만 난 그 안에서 친구가 이 사람과 함께하는 걸 편안하게 여기고 함께 하는 것이 내 친구의 일상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을 뿐이다.  나중에 그 얘기를 하자 친구가 놀라며 딱 그 사진을 올리던 시점에 결혼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그런 친구가 내게 “너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라고 물었다. 평소에 내게 연애나 결혼에 대해서 묻지 않는 친구인데, 어쩐 일인지 내게 묻더라. 어쩌면 혼자인 내가 걱정이 된 건가 싶기도 하며 조금 의아했지만 친구의 질문이니 솔직히 답했다. “비혼주의는 아니야”라고. 아버지도 종종 내게 “너 결혼을 안할건 아니지?”라고 묻곤 한다. 그럼 대답한다. “안하겠다고 다짐 같은 건 안해요”라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날 비혼주의자라고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나는 혼자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닐 뿐, 결혼을 거부하는 사람은 아니다. 누군가 좋은 상대를 만나고, “결혼”이 하고 싶어진다면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다. 단지 지금의 내게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닐 뿐인거다. 그러니 나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이해해주면 좋겠다. 결혼하지 않고 결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모두가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그저 우선순위가 다른 것일 뿐이다.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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