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삼겹살에 소맥

혼밥과 혼술의 콜라보

삼겹살에 소맥 한잔 하고 싶은 날이 있다. 하지만 함께 할 사람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다른 날에 먹어야지'라고 포기하기보다는 나는 혼자라도 갔다. 처음에 고깃집에 혼자 들어갔을 때는 우물쭈물하면서 혼자라고 얘기하고 자리에 앉았지만, 점점 나는 당당해져 갔다. 고깃집에서 1인분을 시키진 않는다. 보통 2인분으로 목살 1인분에 삼겹살 1인분을 시키곤 한다. 말했다시피, 난 혼자지만 2인처럼 행동한다. 미움받지 않기 위한 나의 전략이다.

자주 가는 고깃집을 한두 곳 뚫어두고는, 혼자지만 삼겹살이 먹고 싶을 때는 종종 갔다. 삼겹살엔 소맥이다. 내가 소주를 잘 못 마시기도 하고, 맥주만으로는 내가 너무 많이 마시니까 선택이 그 중간인 소맥이다. 혼자 먹을 때는 말할 상대가 없으니 온전히 고기와 술에 집중하게 된다. 고기 맛도 평소보다 더 잘 느낄 수 있다. 고기 하나를 굽는데 집중을 하고 잘 먹고 있으면 지나가면서 서버분들이 부족한 건 없는지 잘 챙겨주신다. 혼자서 잘 먹는 게 기특했나 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어느덧 혼자 먹는 삼겹살도 편해질 무렵 해외에 나와서 삼겹살에 소맥은 못하지만 혼술은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다음에는 해외에서의 혼술 경험들에 대해 얘기해 봐야겠다.

혼밥과 혼술의 콜라보인 혼자 가는 고깃집, 추천이다. 다만 손님이 너무 많아 붐비는 가게는 괜한 눈초리를 받을 수 있으니 적당히 장사가 잘 되는 곳으로 가자. 용기 내어 갔는데 문 앞에서 거절당하면 기죽기 마련이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혼밥 손님을 아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으니 적당히 장사가 되는 빈자리가 있는 가게를 노리자. 가능하면 미움받지 말자-가 나의 혼밥, 혼술 모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