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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Nov 08. 2022

[혼:술] 일본에서 혼술 하며 한 잔 서비스

일본의 이자카야에서

코로나 전에 일본 나고야에 일과 함께 휴가를 엮어서 갔던 적이 있다. 해야 할 일들을 마친 날 저녁 밤에, 혼자 근처 이자카야를 갔다. 바에서 홀로 마시는 남자들도 있고, 대부분 회식하는 듯한 분위기로 시끌벅적했다. 여자 혼자 온 것은 나 한 명이었다. 일본에서는 여자 혼자 혼술 하는 게 흔치 않다고 어디선가 봤던 것 같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난 외국인인걸.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닭날개 조림인 데바사키가 유명하다고 하여, 데바사키도 시키고 시원하게 맥주를 시킨다. 맛있어서  넘어간다. 일도 제법  풀렸던 터라 고민될  하나도 없어서 온전히 혼술과 맛있는 안주를 즐길  있었다. 저녁을 안 먹었는데 양이 많지가 않아서 주먹밥(?)도 시켰다. 주먹밥도 먹으며 맥주를 계속 마신다. 내  먹으니 서비스로 맥주  잔을  주더라. 일본어도 못해서 말도 통하지 않았는데, 좋게 봐주니 좋았다. 맥주를 계속 마시며 안주를 다 먹고는 내가 좋아하는 에다마메를 시켜서 콩을 까먹으며 맥주를 계속 마신다. 보통 밖에서는 3000 cc까지만 마시는데 기분이 좋아서 한잔을 더하게 됐다. (서비스받은 것도 있고) 맥주가 모두 신선했고, 시원했고, 기분 좋은 목 넘김에 계속 마셔버린 결과이다. 숙소 바로 근처였기에, 그대로 돌아가면서 술기운으로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푸딩 종류를 다 쓸어 담았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무슨 로마인에 빙의가 된 건지, 푸딩을 모두 뜯어 한 입씩 먹으며 맛 평가를 혼자 진행했다. 술이란 이렇게 무서운 음료이다. 기분이 좋다고 평소 마시던 양보다 더 마시고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진 말자. 안전한 혼술을 위해 우리는 자신만의 룰을 꼭 지켜야 한다. 혼술 할 때 자신만의 최대 양을 꼭 정해두고 지키자. 컨디션이 안 좋다면 그 보다 더 전에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특히나 해외에 있을 때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혼술의 감성도 좋지만 역시 언제나 안전이 우선이다.



다음날은 카페를 혼자 갔다. 카페에 가니 혼자 있는 여자들도 제법 많았다. '일본에서 여자 혼자 카페는 괜찮은데 술은 왜 안 되는 걸까'라고 잠시 혼자 생각했다. 외국인이기에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도 있다. 이 나라의 여자들도 사회의 시선에서 보다 더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기를 꿈꿨다. (꼭 혼술이 아닌 그 무엇일지라도!)  



+혼자지만 디저트 두 개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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