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벚꽃은 더럽다

마무리가 좋아야..

by 따청



세상 예쁜데 이게 무슨 소리요 작가 양반!

네 예쁘죠. 단, 꽃이 나무에 달려 있을 때만..


창원시 진해구(구. 진해시)

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

https://brunch.co.kr/@hwangdae/10

앞선 브런치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창원시 진해구에 산다. 아마도 벚꽃으로는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곳일 테지.


봄이 오면(매년 3월 말~4월 초) 진해구 사람들은 온몸으로 봄을 맞이한다. 그리고 매년 이 시기에는 전국에 수많은 사람들이 진해로 찾아와서 봄을 온몸으로 맞이한다.


그리고 4월 중순이 넘어서고 말이 다가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화로운 도시로 복귀를 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은 서울 여의도로 옮겨간다.


그리고 남는 것은,



바닥에 가득 쌓인 떨어진 벚꽃잎. 그리고 나무에 푸릇푸릇 나기 시작하는 벚꽃나무의 잎들.


4월 말이 되면 따뜻한 남쪽 벚나무가 많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매우 쉽게 보는 장면이다. 그리고 환경미화원분들이 큰 포대자루에 끝도 없이 벚꽃잎을 쓸어 담으신다.


그리고 뒤 돌아보면 벚꽃잎은 또 한 무더기 쌓여 있다. 마치 군대에서 눈 오는 날 눈을 치우듯.


비가 오고 바람에 날리다 보면 우수관이나 맨홀 안으로 꽃잎이 들어갈 테고, 그렇게 되면 우수나 하수가 막히고 역류하는 사고도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잘 마른 벚꽃잎은 불이 날 수 있는 좋은 연료가 되기도 한다.




선발투수 같은 사람

예쁜 벚꽃잎을 보고 일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나도 참 삐딱한 사람인가 보다. 업무를 하든, 다른 취미를 하든 시작을 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시작할 때는 가지고 있는 열정과 흥미로 인해서 진도가 쭉쭉 나간다.


지금 일 하는 회사에서 대표님은 나에게 '선발투수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초반에 일의 얼개를 잡고,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이는데 역량이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중간과 마무리는?

이 말인 즉, 나는 중간과 마무리가 부족하다는 뜻인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대표님께서 바로 캐치를 하시고 한마디 덧붙여 주신다.


빠르게 많이 해 준 덕분에 마무리가 편해요


참 감사한 말이다.


선발투수의 조건

최소 6이닝 이상. 가능하면 더 길게.


나는 '팀장'이라는 직급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아니, 사실 소기업)에서 직급이 가지는 의미는 크지 않다는 것을 다들 알 것이다. 말이 팀장이지 그냥 실무자 중 하나일 뿐.


씻고 벗고 외부인원 제외 6명 남짓한 작은 회사에서 체계적인 위임전결 시스템도 되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다 보니 소소한 부분까지 대표님과 의논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업무량을 보면 대표님이 제일 많이 가져가시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나의 고민으로 업무량을 가중시켜 드리고 싶지는 않다.


완투도 하고 싶고, 노히트노런도 하고 싶고, 퍼펙트도 하고 싶다

사업을 진행할 때 어쨌든 대표의 윤허가 떨어져야 마음이 편하다 보니 많은 부분을 물어보고 의논을 드리게 된다. 위임전결 시스템을 바라면서 책임은 지기 싫은 것인가?


나는 아직 중간계투도 있어야 하고, 마무리도 있어야 하나보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9회까지 꼭 다 던질 날이 오리라!




덧 1. 이런 느낌의 글을 쓰려고 하기는 했는데.. 벚꽃에서 시작해서 야구로 끝날 줄이야..

덧 2. 야구장 가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