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 전 지역신문에서 기사를 하나 봤다. 평소에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이슈다 보니 꼼꼼하게 읽어 봤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불법은 불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77733
창원에는 귀산동이라는 바닷가를 끼고 있는 동네가 있다. 해안도로가 예전부터 있기는 했지만 마창대교가 생기고 야경이 괜찮아지면서 사람들이 제법 몰리는 곳이 되고, 카페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더랬다. 개인 카페들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스타벅스가 들어오더니 완전 핫플이 되었다.
그렇게 사람이 몰리다 보니 푸드트럭도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길가로 쭉 늘어서기 시작한다. 이것이 또 나름 명물이 되어서 푸드트럭 때문에 사람들이 오기도 하는 듯하다.
예전에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글을 쓰기는 했는데 정상적으로 건물 안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에게 푸드트럭은 여간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소품 노점상이야 뭐 영역이 겹치지 않으니 크게 상관없겠지만 큐브 스테이크나 음료 같은 부분은 영역이 겹치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리라.
몇 년 전 서울에 여행을 갔을 때 명동 길거리를 보고 매우 합리적이고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바로 명동거리에 수많은 노점상들은 모두 다 구청에 신고를 하고 지정된 자리가 있었다는 것. 허가를 받던지 받지 않던지 인근 상인들에게는 경쟁자일 테니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렸겠지만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고 지금도 역시 나는 노점상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명동처럼 공식적으로 노점 장사를 할 수 있게 한다면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정당하게 장사할 수 있고, 위생 등도 신경을 쓸 테고, 정당하게 사용료 등을 구청에 지불할 테니 무턱대고 반대를 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노점상에게 얻은 수익은 인근 점포 지원에 일정 부분 사용한다면 더더욱 명분이 있고.
귀산도 그렇게 하면 어떨까? 사실 노점상으로 인해서 교통흐름에도 매우 방해가 되지 않은가? 물론 카페를 가려고 온 사람들이 주차를 해 놓은 차량들도 상당히 많지만 그 문제에 대한 해결은 별도로 생각을 해야 할 테고..
위에 캡처된 댓글 중에 보면 장기주차 카라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캠핑이 우리나라에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뷰가 좋은 장소에는 언제나 있는 문제점 중 하나일 것이다. 예전에 자전거 타러 귀산에 갔었던 적이 있다. 그때 자전거 전용도로를 차지하고 있는 텐트들 때문에 차도로 달렸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 가 보니 텐트 치지 말라는 현수막이 군데군데 붙어 있고, 인도를 차지하고 있는 몰상식한 노상 캠핑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데크를 마련하던지 해서 시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해안도로 캠핑장을 만들었어도 될 텐데.. 무조건 적인 규제나 금지가 능사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이 가볍게 사용될 수는 없겠지만 이미 기존 사람들이 많이 찾아간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이 있는 장소라는 뜻일 텐데 무조건 금지시킨다는 것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다.
뭐 어쨌든 귀산동 해안도로의 경관에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노점상들. 무조건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방법으로 활용하게 되면 좋을 것 같다. 무턱대고 철거하라는 것도 아니고, 다 같이 살자는데 좀 허용해 주라는 것도 아니다. 인근 상인, 노점상인, 시민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충분히 가지고 어떤 조치가 취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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