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두 번째 선별 진료소
2022년 9월 18일
작년 7월 말 정도였나,
퇴근길에 몸에 한기가 돌아서 찝찝했었던 적이 있다. 내가 거의 안 아프고 병원도 거의 안 가는데 한번 아프면 힘차게 아파서.. 쎄~ 한 느낌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아침 열이 높아서 출근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갑자기 감기인가 싶어 병원을 갔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코로나가 더 예민할 시기라 발열감이 있으면 병원 출입조차 되지 않았었다. 그렇게 처음 경험 한 PCR 검사. 뇌를 후벼 파는 느낌의 썩 유쾌하지 않은 기록과 음성 판정.
그러고 1년 정도가 지났다. 2019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유행이 끝물처럼 보이는 지금, 다시 한번 뇌를 후벼 파는 느낌을 경험하러 왔다.
작년에는..
평일이라 일반 병원으로 갔었다. 의사 선생님이 '단순 감기인 듯한데, 요즘 분위기도 그렇고 혹시나 모르니 PCR을 한번 해 봅시다.'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나의 의지로 스스로 가게 되었다. 느낌이 묘하구먼..
일요일도 운영하는 곳이 있을까? 검색을 해 보니 사제 병원은 쉬지만 보건소는 운영하는 것 같다. 주말까지 참 고생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당직일 거 아닌가. 안 그래도 바쁜 간호사분들인데 주말까지 이렇게 근무가 생겼다고 생각하니 참 안타깝다.
가서 보니 이제는 의료진들도 일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햇수로 3년 동안 유행하는 병이다 보니 익숙해진 것일 테지. 입구에서 QR을 찍고 정보를 입력하고 PCR 키트를 받았다. 원래 자가검사 한 키트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미처 몰랐지 뭐람.
다행히 사진 찍어 놓은 게 있어서 보여 드리니 원래 안되는데.. 하면서 진행을 해 주신다. 어차피 주실 거면 조금만 더 친절하게 해 주시지.. 안되면 원칙대로 하던가. 피곤하고 짜증이 많으시겠지만 응대가 조금은 아쉽다.
접수하고 키트 받고 검사하는 총 3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접수하는 곳 말고는 모두 친절했다. 다들 덥고 갑갑할 텐데 나 새끼 같은 놈들 때문에 마스크에 페이스 실드까지 하고, 공기도 안 통하는 라텍스 장갑까지 끼고 일하시는데 참 죄송하다.
제발,
그렇게 과정을 진행하고 뇌를 한번 더 후벼 팠다. 결과는 다음 날 아침에 문자로 보내 준다고 한다. 제발 음성이 나오기를 바랐지만 뭐..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혹시나 모르니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라고 한다. 지나고 보니 이때 증상에 대한 약을 받아올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안내가 부족한 게 조금은 또 아쉽다.
열이 나서 온 몸의 피부가 따갑다. 이런 상태로 또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