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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청 Sep 24. 2022

자가격리 기록 D+1

one of them이 내가 될 줄이야

2022년 9월 19일

One of them이 되었다. 3년 동안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면서 아침마다 받는 안전안내문자. 이 숫자를 보며 매일 가볍게 생각했었다. 도대체 코로나 걸리는 새끼들은 얼마나 기합 빠지게 돌아다니길래.. 이렇게 숫자가 줄지 않는 건가. 내 주위에 걸렸다는 사람은 거의 드문데 얼마나 개차반처럼 생활을 하고 다니면 걸리는 건가?


네 접니다. 나 새끼가 걸렸네요. 간사하고 부끄럽다.


당첨됐습니다

당첨 문자가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전달 미리 회사에 언질은 해 놓았고, 걸렸으리라 99%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확진이 떴기 때문에 회사에 통보를 했다. 이번 주 할 일이 많은데.. 이래저래 마음이 영 불편하다. 감사하게도 회복에 집중하라는 말씀을 다들 해 주시면서 노트북 필요하면 갖다 준다고 이야기하란다 ㅎㅎ 뭐 일은 일이니까.


만만하게 봤는데 아프다

주위에 중증 코로나 환자도 없고, 다들 멀쩡하게들 복귀했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리 아픈 거?

목에 뭔가 꽉 찬 것처럼 아프고, 열이 많이 난다. 기침이 나오고 가래가 끓는데 기침을 한번 하고 나면 뇌가 울린다. 독감 걸린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일까나..


비대면 진료

오전에 이런저런 안내 문자가 오고, 확인 전화가 온다. 보건소에 담당자분 같은데 이야기를 하다가 말미에 '약 잘 챙겨 드시고'라는 말을 하셨다. 약? 받은 적이 없는데요?라고 물어봤더니 병원 진료가 가능하단다. 음.. 미리 말해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깊게 남는다. 안내가 덜 됐다는 것에 당황하셨는지 집 근처에 이런저런 병원에 대한 정보를 주시고 전화를 해 보라고 한다.


코로나 확진자가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해가 잘 안 된다. 인근 병원에 전화를 해 보니 수액을 맞는 것이 아니라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단다. 처방전은 인근 약국으로 내려놓으니 진료비 입금을 하고, 자차를 이용해서 약을 받으러 가면 된단다.


빠라 빠빠빠

이제 일주일 동안 진짜 밖에 출입이 되지 않는다. 식량 걱정이 문득 되기는 하는데 햇반도 많이 있고, 물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국도 있으니까 크게 장을 볼 필요는 없겠다. 코로나 걸린 놈이 장 본다고 마트 돌아다니는 것도 말도 안 되고..


여하튼, 이제 진짜 격리라고 생각하니 이래저래 아쉽다. 버거킹이냐 맥도널드냐 고민하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빅맥으로 확정. DT점에 들러서 햄버거 세트를 하나 구입해서 집으로 복귀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처음 코 찌르고 왔을 때도 맥도날드 하나 사 들고 복귀했었던 기억이 난다.


햄버거는 뭐랄까.. 제육과 더불어 남자들에게는 소울푸드, 마치 사료 같은 그런 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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