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Jose라는 환상
Man Jose라는 말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핵심 도시인 San Jose와 Man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레딧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의미는 간단하다.
실리콘밸리의 성비가 기울어졌기 때문에, 남자들의 경쟁이 심하다는 뜻이다. IT 직업들이 모여있는 실리콘밸리인만큼 타 지역보다 qualified 된 남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울어진 성비 때문에 남자들은 less qualified한 여성들을 "어쩔 수 없이" 만나야한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다. 나 역시 여기에 오기 전에 이 말을 들었다면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와서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우선 통계만 보자면 산호세에 살아가는 남녀 성비는 104:100이다. 나쁘지 않다. 물론 미혼 직장인들일 25-34로만 국한되어보면 119:100까지도 늘어난다. 숫자만 본다면 성비는 확실히 기울어져있다.
그럼 산호세는 정말 Man Jose인걸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나는 여러 한인 모임들에서 기울어진 성비를 체감할 수 없었다. 내가 나가는 한인 모임은 둘 중 하나였다. 남자가 대부분이거나, 아니면 여자가 약간 더 많거나.
전자의 경우는 술 모임, 보드게임 모임 같은 한국에서도 남초인 모임이다. 반면 후자는 테니스/탁구 같은 운동 모임이나 성당/교회 같은 종교시설이었다. 혹은 커리어적으로 관련이 깊은 K-Group의 모임들에서도 여성분들이 많이 보였다.
물론 남자들이 여자 만날 생각으로 이런 모임을 나가서는 안되리라. 논점은 의외로 산호세를 비롯한 실리콘밸리에도 한인 사회로만 따진다면 성비는 비등비등하다는 것이다. 혹은 적어도 어떤 모임을 나가느냐에 따라서 성비는 제각각 다르다.
Man Jose라며 불평하는 남성분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산호세가 문제인지 아니면 그들 본인이 문제인지 돌이켜봐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