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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Oct 04. 2023

<상계동 올림픽> by 푸른 영상

<상계동 올림픽>
1988년 / 다큐멘터리 / 27분




선배였던 변영주 감독 때문에,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보통 “영화” 라고 하면,

일반적인 “극영화” 외에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내가 최초로 보게 되었던,

“다큐멘터리 영화” 라는 것도 그랬지만..


철거민들의 투쟁을 다룬 내용도 그렇고,

만들어진 동기와 작업 방식까지..

모든 것이 정말로 특별(!!) 했기 때문이었다.




<상계동 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성대하게 치뤄졌던,

1988년 올림픽의 화려한 이면 뒤로-


외국에서 오는 손님들에게,

가난한 서울의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말도 안 되게 황당한 이유로..


도시미학적(?!) 관점에서 진행되었던,

달동네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아무런 대책도 없이-

몇십 년씩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만 했던!

상계동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주민들은 그저,

최소한의 삶의 공간을 보장해 달라고 외쳤지만..


정부는 무자비하게-

철거 깡패와 포크레인과 전경들을 앞세워서,

주민들을 구속하고, 집을 강제로 철거해 버렸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음에도-

언론까지 모두 침묵해버렸던..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특히,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오랫동안 먹먹하게- 가슴에 남았던 것 같다.




<상계동 올림픽>을 만든 김동원 감독은,

독립다큐공동체인 “푸른 영상”의 대표였는데..


1986년의 어느 날.


사유재산 침해 및 훼손 등의 사유로,

재판을 걸기 위한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파손된 세간과 현장을 좀 찍어달라는,

정일우 신부님의 부탁을 받고..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상계동에 갔다가-

강제 철거를 당하는!!

잔악무도한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무려 3년 동안이나!!

철거민을 따라, 아예 그들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상계동 - 명동성당 - 부천으로 이어지는,

투쟁의 긴 여정을 담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의사였던, 김동원 감독은..

나름 괜찮은(?!) 집안에서 나고 자라,

좋은 대학까지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계동 올림픽>을 만들면서부터,

빈민촌에 직접 들어가서 살면서..


빈민 운동 단체의 회원으로,

산동네를 찾아다니면서 지역 운동을 하기도 했고..


90년대 후반에는,

음비법에 맞서서 싸우기도 했는데..



그는, 사회 참여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영화가 어떻게 현실을 다루면서,

그것이 또, 어떻게 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면서,

후배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진정한 개척자였다!!




이후에, 푸른 영상과 김동원 감독은..


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명동성당 농성 투쟁에 대한 기록을 담은-

<명성, 그 6일의 기록>.


세계 각지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담은 <끝나지 않은 전쟁>.


제주 강정마을 해군 기지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강정 프로젝트>.


고 정일우 신부님의 이야기를 다룬,

<내 친구 정일우>.

등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계속 만들었고..



비전향 장기수의 이야기를 다룬,

<송환>이 가장 알려진 "대표작"이 되었다.




나는 <낮은 목소리>를 작업 하면서,

동원이 형을 알게 되었는데..


멋진 작품 활동 뿐 아니라,

푸근한 인상만큼이나 훌륭한 인품으로!!


내 20대의 우상이자,

현재까지도 내가 무조건! 애정하고 지지하는!!

가장 존경하는! 멋진 선배가 되었다. ♥




푸른 영상의 “푸른 회원”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으니.. 참조하시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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