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싸워서 회사를 관두고-
집에서도 가출해서 잠수를 타버린 남동생을,
내가 우여곡절 끝에 찾아갔을 때..
혼자서 힘들게-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남동생은,
자신의 이혼에 대해.. 그제서야 처음 말했다.
어차피, 다 주고 헤어질 생각이었는데..
내가 입을 열고, 뭐라 더 말을 보태봤자-
서로 진흙탕 싸움 밖에 더 되겠어?
이혼녀로 사는 게 훨씬 더 힘들텐데..
차라리, 나 혼자 죽일 놈 되고 마는 게 낫지.
정확히! 이렇게만 밝혔는데..
나중에,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야-
우리 가족 모두가 진실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 모두는 (특히, 부모님이 ㅠㅠ)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었지만..
적어도, 내 남동생에 대해서 만큼은..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ㅋ)
얼마나 의리 있는 사나이였던지!!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 남동생이 지금까지도,
미치도록 안타까워하는 단 하나는..
(남동생의 전처가 키우고 있는)
우리 조카의 양육권을 빼앗긴 일이다.
남동생은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전처에게 모든 걸 다 주더라도..
단 하나. 조카의 양육권만큼은
어떻게든 가져오고 싶어했는데..
솔직히 당시에, 우리 부모님이
아이 엄마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현실적으로 그때의 조카가 너무 어렸다.
겨우 돌을 갓 지난 아기였으니까. ㅠㅠ
그러니, 우리 부모님 생각으론 당연히!!
엄마가 키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셨고..
대신, 양육비를 두둑히 주는 걸로-
합의를 해줬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무직이자, 무일푼의 아빠인 남동생에게
법원에서 양육권을 줄 리가 만무했으니..
이 때의 일을 두고, 남동생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 부모님을 원망했다.
물론, 나중에 남동생이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아버지의 회사로 다시 복귀를 하고 난 후..
남동생의 전처가 아이를 무기로,
재결합을 시도하기도 했었으나..
그러기엔, 우리 가족 모두가 받았던 상처 때문에
돌이키는 자체가 절대 불가능! 했을지니..
쥐를 쫓아도,
빠져나갈 구멍은 내어주고 쫓아야 한다는!
속담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남동생을 비롯한 우리 가족 모두는
조카를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고..
가끔, 사진으로만-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는데..
(양육비는 받아가면서 면접 교섭권은
무시하는, 그런 처사에는 정말 분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막내인 남동생의 첫 아들인 조카가..
우리 부모님께는 첫 손주이자,
우리에게도 첫 조카인지라..
“첫 정”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저 애틋한 마음이 들 수밖에…… ㅠㅠ
사랑하는 내 첫 조카, 승현아!
부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길 바라고..
언젠가, 우리가 웃으면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우리 가족들이 얼마나-
항상 너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지!!
나중에라도,
그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픈 마음에-
큰 고모가 여기에.. 글을 남긴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변함없이 믿고 사랑한다, 승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