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직업이 군인이었던 큰외삼촌 때문에,
군부대에 얽힌 추억들도 꽤 많았다.
일단, 삼촌네 집에 놀러 가면-
거기서부터 온통 "신기한 일" 투성이였는데..
옛날, 군인 관사 아파트는-
그 내부 구조도, 무척이나 신기했다.
마치 내무반의 군인들 숙소처럼,
가운데에 복도처럼 길이 나 있고..
양쪽으로 큰 방이..
문은 하나도 없이, 다 트인 상태로-
무릎 높이 정도로(?!), 약간 높게- 되어 있어서,
그 두 방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서 넘나들며,
재미나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ㅋ
군인 관사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서도 많이 뛰어 놀았는데..
그 때는, 아파트도 귀했고..
학교 운동장 외에, 다른 놀이터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라-
무려 아파트 안에 놀이터라니!!
그것만으로도,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시소도 타고, 바닥에 깔린 모래 놀이도 하고-
신나게 그네를 타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동그랗게 뱅뱅- 도는 놀이기구를, 신기해서-
타다가 우웩- 멀미를 했던 기억도 난다. ㅋㅋ
또, 아파트 단지 안에서 만난 엄마들이
서로 인사를 하는 방식이나, 대하는 태도가,
사뭇 이상하다고 느꼈었는데..
남편의 계급에 따라,
아내들 간에도 위계질서가 딱! 잡혀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ㅋ
가끔은 큰외삼촌을 따라-
군부대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는데..
부대 안의 PX에 과자를 사러 가면-
종류도 다양했지만, 신기한 물건들도 엄청 많았고,
어린 내가 보기에도, 모든 게 굉장히 저렴했다. ㅎㅎ
그리고, 부대 안에는..
아주 큰 진돗개들이 돌아다녔는데-
신기하게도 사람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았고..
연병장에는..
시커멓고 덩치 큰 군인 아저씨들이
구령에 맞춰 훈련을 받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들과 피구도 하고-
같이 짬밥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내 기억 속의 짬밥은,
시커먼 보리밥에 멀건 된장국이었다.)
어슴푸레하게.. 어떤 바닷가에서-
군인 아저씨들과 같이 훈련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그때, 큰외삼촌이 교관이었던 것 같은데-
앞에서 구령을 외치고, 기합을 주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큰외삼촌이 "멋지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우리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때마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군인 아저씨들에게,
위문 편지를 쓰게 했는데..
내가 짧은 군부대 경험을 거론해서 그랬는지..
어떤 군인 아저씨에게서는 답장이 왔었고,
꽤 오랫동안 서로 편지를 교환했던-
그런 기억도 있다. ㅋㅋ
그때는, 군인 아저씨들이-
되게 크고 무섭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길을 가다가, 어린 군바리들을 보면 그냥 귀엽다.
어우~ 핏덩이들! 이제 거의 아들뻘이라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