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시
하루 종일 케케묵은 그림자가 내리는
낡은 쓰레기통은 그립고 정겨운 나의 고향
반쯤 미라가 된 고등어에 우아한
곰팡이 꽃 장식으로 성대한 만찬을 차리고
귀신 나온다며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폐가는
유난히 새벽별이 잘 보이는 전망대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별을 담는 눈을 가졌고
쥐방울 따위에 얽히지 않고 어디든 가는 작은 발을 가졌다
하지만 불청객처럼 자기 주인에게 쫓겨난 내 친구 나비는
쥐약 먹은 쥐가 자기 신세처럼 가여워 그를 깨물었다고 한다
멍청한 것아- 불쌍한 것아-
도대체 너는 무엇을 훔쳤길래 갈대처럼 쓰러지는가
나 역시 그녀의 집을 나왔을 때 우습게도 겨울비가 내렸다
우수에 젖은 눈을 향해 멀리서 별 하나가 달려들었고
광무 하는 벌레들처럼 나도 미친 듯 신이 난다
세상은 깃털처럼 가볍다가 금세 철근처럼 무거워졌고
나는 냉동식품처럼 차갑게 굳어져갔다
"에이 재수 없게"
별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떠났기에
나는 해바라기처럼 서럽게 울어야 했다
엄마- 여보-
그날 밤, 나는 간절히 당신을 찾았고
당신은 시끄럽다며 낡은 창문에 커튼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