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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15. 2022

알 수 없는 시

열한 번째 시

틀이 녹는다. 차가운 쇳물로 블랙홀을 만든다. 아름다운 이별들이 서로를 잡아먹는다. 너, 너는 강철문을 열어제낀다. 차렷, 열중쉬어. 짝짓기 하는 말의 시체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진실은 다 마신 캔 속에서나 존재한다. 연필이 희생하지 않아야 우리가 살 수 있고, 우리는 이미 장검을 휘둘러 자기 허리를 베어내고 있다. 멍청이, 병신, 머저리 새끼. 거울을 보며 욕설을 내뱉는다. 풀벌레의 성대는 푸른 구슬로 이루어져 있고, 귀먹은 자만이 구슬치기를 한다. 판도라의 상자, 그 상자를 연 여자를 손가락질하며 철창을 연다. 그리고 푸른 담배 연기 속에서 비로소 우리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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