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까막까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만복 Jun 15. 2022

술병

열두 번째 시

소리를 삼킨 바람과

빛을 베어내는 어둠의 벌판

먼 지평선 끝에 선술집이 별처럼 떠있다

허전하기만 한 기름때 묻은 두 손은

아기 캥거루마냥 제 굴에 들어서고

천 원짜리 몇 장만이 낙엽같이 인상을 쓴다

사내가 살던 숲은 지폐가 되고

먹먹해진 가슴을 외면한 채

에메랄드 두 손 위에 타는 물을 붓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 수 없는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