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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15. 2022

헤어지는 날

열세 번째 시

시간이 멈췄다

입에서 튀어나온 절망의 대사

비로소 눈물 갈채를 받으며 이야기가 막이 내렸다

원망부터 미안함까지 예상과는 다른 낯선 감정들로

적잖이 결말이 석연찮다는 것을 깨닫지만

같잖은 자존심이 제멋대로 해석하는 동안

어느새 너는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버렸다

머저리는 모든 이름을 빼앗긴 땅 위에서

잘려나간 필름들을 끊임없이 붙여본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디트도 모두 올라갔지만

홀로 남은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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