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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22. 2022

바람이 멎다

예순한 번째 시

꽃 한 송이가 핀다

때때로 쉽게 피었다 쉽게 지고

죽은 자리에 또 다른 꽃이 핀다


꽃 위로 바람이 멎는다

발길도 멎고 느리게 걷는 시간도 함께 멎는다

익숙한 나비는 꽃의 향기를 잊을 뿐

기억 속에서 오롯이 만개하고 있다


꽃 역시 나비를 잊었다

마치 자기 꽃잎 하나처럼 나비를 당연히 여겼다

멀리서 바라보는 바람과 절벽들이

그들이 아름다워 시를 노래하지만

듣기 지루해서 향기를 느낄 수 없었다


누구나 꽃이 핀다

늘 같은 곳에 향기 잃은 꽃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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