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세 번째 시
태양이 운다
서릿발에 흔들리는 6월의 변성기
떠나지 않아 돌아오기 힘들다
임 가시는 어느 날
소리는 덤불을 끌어안고
시체로 널브러진 개구리 두 마리
차마 그 모습이 그린비 뒷모습이다
마루와 가람이 손잡은 날
녹슨 도둑고양이 새끼 한 마리
무서운 듯 당당히 풀숲으로 제 길 떠나는 너의 뒤통수에
바오 마음을 잃었다
무엇을 놓아야 덜 불행할까
이 땅 위로 부채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펄럭거리는 가을의 정취
넘어서야 하는 데 벽이 하늘이다
숨참은 뒤 가면 저 암성 위일까
선운사 비경 아래 피어있는 내 피붙이야
가을이라 어이없고 어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