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덟 번째 시
이제는 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하긴 중독된 것처럼 사랑했으니
이별 또한 지독하게 해야겠지
우리 추억이 타들어간다
한 시 한 초가 너무 소중해서
보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가슴에 무엇인가 가득 낀 듯 먹먹하다
미련 없이 떠난 너를 위한 눈물인가
아니면 너를 잊어야 한다는 괴로움일까
점점 네 모습이 희미해져 간다
지친 나를 향해 언제든 달려와서
나를 안아줄 것만 같은데
이제는 새길 것보다 잊을 것이 더 많다
결코 모두 잊을 수 없겠지만 잊어야겠지
결국 어떻게든 잊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