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냥 꽃이었다면

백열다섯 번째 시

by 황만복

우리가 그냥 꽃이었다면

단지 암술과 수술로 이루어져

아무도 모르게 핀 꽃이었더라면


멀지 않은 너의 향기로

멀지 않은 나의 향기로

낯선 벌들도 벌침을 숨기고

너와 나 사이 빈 공백을 좁혔을 텐데


내가 그냥 너였다면

단지 그 순간 너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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