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8.24.수.시를잊은 그대에게)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한양대 정재찬 교수/소나무와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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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그렇게 억울하고 허무하고 속 답답할 때는 이 시를 읽자...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 '귀천'...


천상병(1930~1993)의 인생이야말로 피리 부는 소년의 나그네 길 그것이었다.

등단 초기부터 가난과 주벽, 해학과 기행으로 고은, 김관식 등과 더불어 문단의 기인으로 알려진

천상병 시인은 원래 1951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수재였다.

하지만 1952년 문단에 등단하고 1954년 학교를 그만둔 그는 세속적인 소유 개념을 초월한 채

가난하면서도 궁색하거나 비겁하지 않게 술을 얻어 마시면서 자유롭게 살아갔다.


이 자유로운 시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이른바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무고하게 연루되면서부터였다.

반공 냉전 체제가 지배하던 시절의 일이다.

중앙정보부는 천상병이 그의 한 친구가 공산국가인 동독을 방문한 사실을 인지하고,

그를 협박하여 수십 차례에 걸쳐 100원 내지 얼마씩 갈취하여 도합 5만여 원을 착복하고는

수사기관에는 범죄자를 고지하지 않은 죄를 범하였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누구에게난 막걸리 값으로 500원, 1,000원씩 뜯어내던 천상병의 일상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그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아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중앙정보부에서 석 달, 교도소에서 석 달씩 갇힌 채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다.

비록 그해 12월에 집행유예로 풀려나긴 했지만 그의 심신은 이미 정상 상태가 아니었다.

훗날 그는 거기서 겪은 고통을 '아이론 밑 와이셔츠'같이 당했노라고 표현했다.

전기 고문을 당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그는 아이도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인해 그의 정신은 날로 황폐해져 과대망상증에 시달리게 된다.


자신을 시성이라 일컬었지만 그의 시는 점차 논리와 통일성을 잃어 가고 있었다.

일상에서도 어눌하게, 한 말을 또 반복하고, 침은 늘 입가에 그득한 채 얼굴은 일그러져 가고,

손도 발도 움직임이 어수룩하기만 한, 더 이상 엘리트의 모습은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그가 1970년 겨울 갑자기 사려져 버렸다.

행방불명이 된 것이다.

문우들은 그가 마침내 육체와 정신의 쇠약으로 어디선가 죽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참 아까운 시인 하나가 요절했다고, 그래도 시집 한 권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친구들은 뜻을 모았다.

그리하여 그의 시를 묶어 당시로서는 호화 장정의 유고 시집 '새'가 출간되기에 이르고,

그 소식은 매스컴을 통해 번져 나갔다.

그러자 시립 정신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행려병자로 끌려가 수용되어 있었는데 정작 천상병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인생 앞에 감히 누가 억울하다고, 인생이 허무하다고 할쏘냐?

그 역시 앳된 피리 부는 소년이었다.

누가 그의 얼굴에 그토록 찌그러진 주름살을 덧입히고 그의 눈에서 광채를 빼앗아 갔던가?

그런데 바로 그가 그러한 자신의 생애를 아름다웠노라고,

아름다웠던 소풍이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경이이고 감동이다.


시인은 노래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하긴 '죽다'의 높임말이 '돌아가다'인 것을 보면,

예부터 죽음이란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감을 의미했나 보다.

그런데 그 돌아가는 곳이 '하늘'이라면, 죽음도 괜찮을 성싶어지지 않는가?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은 인간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아예 성립조차 될 수 없는 말이다.


불행한 사실은 그 같이 존귀한 존재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려면 악다구니같이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세계는 삶을 위한 투쟁과 갈등이 벌어지는 장소이다.

성공의 조건은 부와 명예, 권력과 같은 세속적 가치들의 실현 정도에 따라 가늠된다.

세속적 가치를 획득하면 행복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잠시 놀다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시인은 그래서 인생을 소풍 나온다고 생각하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자신의 삶의 근원은 다른 곳에 존재하고 자신은 단지 이 세상에 잠시 놀러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시인은 우리에게 이 고통스러워 보이는 이승에서의 삶도 천상에서 내려온 소풍쯤으로

생각하라고 권유한다.

그러면 이승에서의 삶은 소풍이기에 아름답고,

소풍에서 돌아가는 천상은 천상이기에 아름다울 터이니,

인생 전체가 진정 아름답지 아니하겠는가?


그러려면 무엇보다 우리네 삶을 소풍처럼 살아야 한다.


인생이 소풍과 같다면, 죽음 또한 받아들일 만한 그 무엇이 된다.

스러지는 이슬과 노을빛, 소멸하는 모든 것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인생이야말로 이슬과 노을처럼 짧은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시인은 아름다운 이 세상에서의 소풍이 끝날 때도 슬퍼하기는커녕,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 정재찬 교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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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옆...

모양 좋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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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나무 아래...

작은 청개구리가...

오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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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나무 밑둥을...

끈끈한 발을 이용하여...

한발한발 오르지요...

커다란 눈을 앞세워...


청개구리는...

원래 나무나 풀줄기에서 생활합니다...

벌레를 잡아 먹으며...

목청도 좋아서...

알토의 성량으로 짝을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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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어느날...

안성시 일죽 도서관...

어린 친구가 책읽기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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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월 중순 어느날...

이 친구...

먹거리까지 챙겨와 책읽으며...

작은 도서관을 아름답게 이용하네요...

참 보기 좋아서...

조용히 사진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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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섶에서는...

풀벌레 소리가...

밤에는 귀뚜라미 소리가...

정겹게 들려오니...

가을이 오고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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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도...

나무도 화초도...

더위와 가뭄에 힘겨워 하여...

매일 저녁 물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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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침나절에는...

저 아래 평상대에서...

지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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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는...

인터넷이 안되고...

아랫마당으로 내려와야...

인터넷이 되니...

더위가 덜하고...

바람부는 오전에...

이곳에서...

책읽으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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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일본목련...

내 어머니는 후박나무라고 하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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