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0.9.일. 산딸나무 이야기)

예수님의 십자가 나무로 쓰였다는 산딸나무 / 숲속 인문학...

십자나무 꽃


이해인


괴로운 당신을

위로할 방법을 찾지 못해

그저 울기만 하였습니다


아무 대책이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당신을 돕고 싶었습니다


이젠 좀 쉬시라고

제가 대신 아파드리겠다고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그 말 하기도 전에

당신은 말씀하셨지요?


"참으로 고맙다

네 마음 오래 기억할게!

다신 나 때문에

피흘리진 않게 해 줄게"


오오, 주님

송구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아름답게 살아

당신을 닮은

기도의 꽃을 피워

사람들에게

눈물이 되겠습니다

기쁨이 되겠습니다




봄 꽃들이 꽃 잔치를 끝내고...

연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해 가는...

5월에 꽃을 피우는 산딸나무...


풍성한 잎사귀 위로...

하얀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얀 나비가 내려 앉은 것처럼...

무수히 피어나는 커다란 꽃입니다...


사실 커다란 꽃들은...

꽃이 아니고 포엽(苞葉)...

일종의 꽃받침이라고나 할까요?...


숲이 우거지고...

꽃은 작아...

곤충들을 불러 들이기에...

역부족이기에...

일종의 헛꽃을 만들어...

녀석들을 유인하려는 것입니다...


진짜 꽃은...

4개의 포엽 가운데 있는...

여러개로 뭉쳐진...

열매처럼 생긴...

엄지 손톱크기의 꽃뭉치지요...


4개의 제법 큰 꽃잎(포엽)이...

열십자 모양으로 피어나기에...

십자나무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못박혀 돌아가신...

십자가 나무가...

이 산딸나무라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교회나 성당주변에...

많이 심기도 했던 나무이고...

서양에서는...

귀하게 여기던 수종이라고 합니다...


이 하얀꽃(포엽)이 밤에는...

빛을 반사하여...

주변을 밝혀준다고...

중국에서는 사조화(四照花)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양반가 주변에 많이 심었다지요...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별처럼'...

세상을 밝혀주는 인물이 태어 나기를 기대하며...


이렇게...

동서양에서...

귀한 대접을 받은 나무라는데...

더욱 정겹게 대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187B5A384E712A86322FCF

하얀 나비가 내려 앉아있는 듯...

초록에 흰색 꽃...

나무 위로 날아다니는 곤충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겠지요...

'벌, 나비야!~ 나 여기있단다~ 시집, 장가좀 보내다오~'...


193FFB3D4FB5F438422D60

5월 중순 산딸나무 꽃...

가운데 둥근 모양이...

실제 꽃들이 모여있는 꽃뭉치...

그 주변 4개의 커다란 헛꽃을 만들어...

곤충들을 불러드린 답니다...


그리고...

수정 수분이 끝나면...

커다란 꽃잎(포엽)은 빛깔이 변하고...

시들어 떨어지지요...

곤충의 헛 방문을 예방하려고...


기독교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못 박히신 십자가 나무가...

산딸나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산딸나무는 지금보다 재질이 단단하고 컸으며,

당시에는 예루살렘 지역에서 가장 큰 나무였다고...


그러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이후...

다시는 십자가를 만들 수 없도록...

하늘이 키를 작게 하고 가지도 꼬이게 만들었다는 것...


2228CE3E55EE3EEC2EC14B

8월 산딸나무 열매...

5월의 꽃뭉치를 닮은...

둥글지만 묘한 모양의 열매를 맺어 익어갑니다...


2222D33E55EE3EEF350833

열매가 붉게 익어...

단맛을 내지요...

크기는 100원짜리 동전크기...


265C023D52354C6A2E6E9A

9월 중순의 산딸나무...


2465E83D52354C6D29C580

나무에 주렁주렁...

딸기가 열렸습니다...

모양도 크기도 봄의 그 딸기처럼...


266A4F3357F89F591B214C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는...

둥근 열매들...

빛깔이 다양한데...


197C25384E712AB7366840

다 익은 붉은 열매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누군가는...

생각없이...

즈려밟고 지나 가지요...


211B124F56FB8CC6056A80

이듬해 3월...

산딸나무 열매...

과육이 벌어지니...

그안에 씨앗이 들어있군요...

열매안에 씨앗이 들어있는 것이고...

그 씨앗을 보호하고 있는 과피로 쌓인 부분을 열매라 하며...

싹이 될 배, 저장물질, 종피가 씨앗이랍니다...



곤충은 초록색에서 붉은 색을 구분해낼 수 없다...

봄 늦게 피어나는 꽃들은 초록색을 견제하기 위해...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흰색 꽃을 피워낸다...


초록 배경의 숲에 흰색은 곤충들에게 가장 도드라지는 색이고...

이 성공적인 관계로 인해 꽃이 진 자리에는 붉은 열매들이 들어설 것이다...

꽃의 목적은 '사랑'...

암수 꽃가루가 만나 사랑을 나누고...

그 결실로 열매를 맺는다고...


새들이 좋아하는 색...

'붉은색'...

새들의 입크기에 맞게...

작은 열매를 많이 맺는다지요...

'나좀 멀리 데려다 다오~'...


봄에는 곤충에게...

가을에는 새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진화해 왔답니다...


어부지리로...

사람들이...

봄에 아름다운 꽃을 구경하고...

가을에 맛난 과일을 맛보는 것...


곤충과 새들에게 감사할 일이라고...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산행(10.3.토.동학사에서 갑사가는 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