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장보기(옹달샘 전원 이야기)

어머니와 설 장보기 / 경기도 이천시 율면 고당리 / 전원생활 이야기

아버님 경로당 모셔다 드리고

어머니와 설맞이 장을 보러 장호원으로 나갔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도 있고 산자락에 사시다 보니

교통이 여의치 않은 까닭도 있어

모처럼 외출을 하시게 되었지요.


그래서 오늘 하실 일이 많으시답니다.

차례상에 올릴 먹거리 구입하시고

머리 염색하시며

치과, 신경정신과에 들리시고...


차례 용품 구입을 마치고

저게 목욕탕 가르쳐 주신다고

정작 어머니께서는 추운 바람맞으며

걸어서 일을 보셔야 했지요.


오래 목욕하라는 어머니 말씀 거슬리고

30여분만에 나와 인근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어머니 일 보시려면 두어시간 남았기에...


정끝별님의 '문학적 자서전'을 읽고

시를 읽고...


점심시간에 맞추어 장터 주차장으로 갔지요.

어머니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전화하시기전에...


전화를 기다리며 차안에서 기다렸는데

볕이 따뜻하여 좋았고

그 볕을 따라 늙으신 부부가 산책을 합니다.

휠체어에 앉은 남편

그 남편을 위해 휠체어를 밀고 가는 부인

그 부인 힘들까봐 휠을 열심히 돌리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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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졸고 있다가

어머니 전화를 받고 소머리 국밥집으로 향했습니다.


한겨울 뜨거운 국물에 소머리 국밥만한 것이 없다고

뚝배기로 나온 국밥에

다대기, 다진 마늘, 청양고추 넣어

국물 한술 뜨니, 입술이 얼얼하지만 얼큰하여 속이 풀리더군요.

그렇게 밥을 말아 땀흘려 가며 맛나게 먹고 나왔습니다.

"나는 입맛없고 기력없을 때, 이 소머리 국밥 한 그릇이면 최고더라!"하시는 어머니


식사후 어머니 병원 진료받고 오시는 동안

차안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또 기다렸지요.

아들 기다리는 것 안스러우신지 전화를 몇번 하시고...


진료가 끝나셨다기에

설 준비차 나온 차량이 많아

어머니 찾아오시기 그럴 것같아

오시는 방향으로 나섰습니다.


저 멀리 어머니가 보이시는데

매서운 바람맞으며 부지런히 걸어오시는데

무릅 관절이 안 좋으셔서

뒤뚱뒤뚱 걸어오시는 모습이 많이 안타까웠지요.

핸드백 가방을 들어 드리려니

무겁지 않다시며 거절하십니다.


그렇게

설준비 시장보는 것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차를 몰았지요.

"평생 내가 모셔온 차롓상이고 제삿상이니 늙은 몸이지만 내가 하는 것이다.

나 죽으면 제사나 제대로 모시겠냐만..."

"........."

"내 제삿상에는 고기보다는 푸성귀를 많이 올려다오!"


내년이면 여든이신데

잇몸이 자주 붓고

귀에 이명이 있어

밤잠 주무시는 것이 많이 힘들다고 하시는군요.

겉으로 내색안으셔 몰랐는데...


'식용유 가져오고 참기름 가져가는 자식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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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 벌통이 놓여있는 곳

지붕의 눈이 녹아 고드름을 만드는데 그 고드름이 땅에 미치고


'고드름의 철학'

적당한 기온으로 쌓인 눈이 녹지 않으면 고드름이 생기지 않는

'녹지않으면' 그렇지만 그 햇살에 녹아 내리며 고드름의 무게가 과하면 떨어져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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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춥던 날

밖에 내린 눈 쌓여 있어 더욱 아늑한 집안에서...


9남매에 둘째이신 어머니

큰형님댁에 설 문안오셨다가 가까운 누님댁에 들리신 둘째 외삼촌

매년 이름있는 날이면 큰형님 용돈이며 귀한 먹거리 챙겨다 드리는 군자

"너는 어떻게 형제들에게 그렇게 잘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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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나절

어머니와 차례 음식 준비하러 마트에서...

저 앞에 군인들

이병, 일병들과 장보러 나온 계급 높은 상사님 자상하게 젊은 병사들 의견 들어가며 장을 봅니다.

참 훌륭한 군인을 보네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계란, 그 계란을 고르시는 어머니

"계란이 금값인데 수입 계란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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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를 마치고

어머니는 미장원과 병원에 가시고 저는 목욕을 하고 도서관으로

점심으로 소머리 국밥을 먹기로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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