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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Mar 11. 2018

봄 눈내린 주인 어르신 댁(옹달샘 전원 이야기)

주인댁 어르신 병원에 입원하시니 / 울진군 금강송면 쌍전1리

산촌 마을

우리 주인댁 어르신

긴 겨울 나시며 많이 힘겨우셨는지

몸에 탈이 생기셔

병원에서 수술받고 가료중이시다


허리 굽으신 우리 안 주인

바깥 주인 병 간호 하신다며 따라 가셔서

살갑던 집안이 썰렁한데

폭설까지 내려 더욱 휑하다


내 몸처럼 돌보시던

말 못하는 짐승들

주인 잃은 듯 힘없는데

먹거리를 챙겨 주어도

영~ 먹지를 않는다

'내가 네 마음 안다' 


나는 오늘도

주인 어른이 해놓으신

그 어르신처럼 깡마른 장작을 가져다

군불을 지핀다

화력이 좋다


오늘 밤

이 따뜻한 아랫목을 감사해 하며 잠이 든다




산골의 밤은 길고 추워

퇴근하여 황토방에 장작불을 지핍니다


저 멀리 교장 선생님 댁에도

군불 연기가 올라오고


감나무 옆 황토방에도

온기가 스며 들겠지요


깊은 밤을 준비합니다


겨울에 장작불만큼 따뜻한 것은 없을테지요



긴 겨울 나신다고

몸이 축나셨는지

병원에 수술차 가신 어르신


그래서

썰렁한 집안 분위기

말못하는 짐승들 위해

나 먹자고 삶은 계란에 더하여

몇개 더 삶아 개를 주려합니다


밤마다 목청 좋게 짖던 녀석

주인 없다고 축 늘어진 모습


성의를 생각해

먹는 시늉을 하고



닭들을 위해서는

내 어머니 나 먹으라고 챙겨주신

사과며 배추

잘 다듬어 비닐 하우스로

가지고 내려갑니다


지난해 고추 농사를 지으시던 비닐 하우스

긴 겨울 닭들의 온실이 되었지요


싱싱한 과일과 채소에

좋아라 합니다

수탉끼리는 알력이 있어

오른쪽 힘없는 녀석은 눈치를 보고

힘쎈 수탉 너머 암탉은 나몰라라 하고


엊그제 폭설까지 와서

측은지심은 더하는데


주말에 자식들과 퇴원해 오실런지...


2018. 3. 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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