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0.29.월. 만추晩秋)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라는 자연의 배려이다" /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요 몇일 가을비 내리고 바람불고 나니

숲의 나무들이 홀쭉해졌고 헐거워져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더니

그 안타까운 만큼 숲의 바닥은 더 두터워졌습니다.


그 아침 숲을 산책하고 왔네요.

촉촉한 이슬이 발에 채이고

선선한 숲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늦은 가을 숲(晩秋)

더더욱 아침 숲은 고요하군요.

새소리도 곤충들의 움직임도 없습니다.

이른 숲의 고요랄까요?

저 위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이슬방울이 모든 소리를 가져간듯...


봄 여름 가을

짧지 않은 긴 여정을 마친 생명들이

한살이를 마무리하는 흔적들은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빛깔도 화려한 단풍빛에서 우중충한 빛으로 변하여

그 무거움을 더하는군요.


지난 계절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왔던 잎사귀를

저렇게 떨구다니 나무의 결정은 단호합니다.

이 가을에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커다란 환란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라는 자연의 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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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쏟아버리듯 떨어져 내리면

어쩌란 말인가요?

저 허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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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쑥부쟁이)

피고지고 피고지고

이제

흰 빛에서

연한 보랏빛으로

그리고

찬기운에

때가 되어 떨어져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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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매혹적이었으나

화려했던 가을볕은 짧아

아쉬움만 남는 들국화(산국)의 가을 삶

미련의 한살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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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 물 도랑

숨어서 피어난 꽃(용담)인데

하늘과의 짧은 만남

어찌 이리 쉬이 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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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무데로

풀은 풀데로

하늘은 하늘데로

그렇게

모두가 늦은 가을을 맞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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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떨어져 내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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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내릴 때를

안다는 것

복이다 싶습니다

'미련과 집착은 죄다'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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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른 나무도

잎을 갈고

그 아래

소복히 내려 놓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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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위기는

아직 가을이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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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나무들 아래 서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나무들 모르게 떨구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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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아래의 넓은 잎들은

아직도 건장함을 과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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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향연이 한창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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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급하고

먼저 나온 잎사귀들은

먼저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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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사이가

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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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느티나무

곁에서 서로 양보하며 살다가

단풍 빛은 서로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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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멘토 나무 두 그루

반송

목백합나무(튤립나무)

품성 다른 나무들도

많이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많이 서운하네요

1년을 기다려야

이 처연한 아름다움을

맞이할 수 있겠지요


사슴 눈망울같은

이 가을을 사랑합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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