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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Nov 14. 2018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1.4.수. 모과 이야기)

떨어지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정문에서 올라 오는 도로변에

모과나무 한 그루

지난 계절

열정적으로 잎 티우고 꽃 피워

주먹만한 튼실한 모과를 다섯개 달고

가을 햇살에 잘 익히며

늦가을까지 잘 버티고 있었습니다.


절기가 한로(寒露) 지나 상강(霜降)을 거치면서

푸르렀던 그 많은 잎을 떨구더니


그 귀하게 키운

모과를 하나 둘 떨구었지요.


그런데

모과나무 아래는 데크(deck)가 설치된 경사면이라

떨어진 모과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찾았다 해도

높이에서 떨어지는 충격에

모과에 데크(deck) 주름이 새겨져 누렇게 변해갔습니다.


튼실한 모과가

떨어지면서 부터

주눅이 들어 상처를 받은 것이지요.


한편

생각해 봅니다.

'내 주변에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이 누구냐에 따라

나의 모습이 변할 수 있겠구나! '하고...


품성 좋은 분들과 함께 한다면

그 좋은 품성을 닮아 갈테고

사악한 무리들과 어울린다면

나 또한 사악해지리라는 것을

떨어져 멍들은 모과를 주워 오면서 생각합니다.


또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품성으로

아름다운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반성도 해 보네요.


이 늦은 가을

모과가 내게 전하는 것은

'시(詩)'이면서 '철학(哲學)'입니다.




정문이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모과나무 한 그루

열정적인 여름을 보내어

푸르른 잎 풍성하더니

튼실한 모과 열매를 여러개 달고 있었습니다


절기가 '한로' '상강'을 거치면서

무성했던 잎을 떨구고

애지중지했던 모과 열매를

하나 둘 떨구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모과나무 아래는

데크가 설치되어

높이에서 떨어지는 모과 열매가

데크 무늬에 멍들곤 합니다


튼실하게 잘 키운 모과 열매인데

떨어지면서 부터 주눅이 들어서


저 아래에서

주워 오면서도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우리 모두는 '주변에 함께 하는 것들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그나저나

얼마나 아팠을까요!


멍든 모과를 생각하며

스케치를 하고

채색을 합니다

멍자국 없도록...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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