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2.15.토. 아름다운 나비에서 뿔나비로)
눈 쌓인 높은 산 봉우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계곡의 물가 주변
아직 꽃도 피기전인 이른 봄
양지바른 낙엽 위를 날고 있는 작은 물체
어떤 아련한 사연을 간직한 듯한 분위기
저 높은 산봉우리님은 알고 계실 듯합니다.
오래전
나비 무리중에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한무리의 나비가 있었다지요.
화려한 무늬도 훌륭하였고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모양도 참으로 귀품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모두를 다 갖출 수는 없듯이
외적인 우아함에 비하여
보이지 않는 속 마음의 품성은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많이 못미쳤다네요.
신이 주신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이해못하고 뽐내며 의시대기만 했고
주변의 나보다 못한 생명체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곤 했답니다.
더욱이
아름다운 꽃들을 찾아다니며
거룩한 본연의 소임을 수행하면서도
자기의 소임은 그것이 아니고 아름다움의 과시라고 생각했다지요.
꽃가루를 다른 꽃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
꽃에게는 얼마나 중요한 열망이며 삶의 목적인지를 모른다는 듯
암술 수술이 모여있는 꽃의 가운데로 날아들지 않고
긴 주둥이만 꿀샘에 넣어 나비에게 필요한 꿀만 채취하였던 것입니다.
날아다니는데 꽃가루가 묻으면 방해가 되고
더더욱 자기의 아름다운 모습에 이물질이 묻는다고 생각했다네요.
많은 꽃들의 원성과
동료 나비들의 눈총
계곡과 산자락에 소문이 퍼져나가게 되었답니다.
숲속의 정령께서
그 아름다운 나비 무리에게 벌을 내리게 된 이유라지요.
"너희 무리는 꿀을 먹지도 말며 꽃을 가까이도 하지 말거라"
아름다운 나비의 모습은 사라지고
가을 나뭇잎과 유사한 빛깔을 띠게 되었고
돌돌말리던 주둥이도
메뚜기의 주둥이처럼 변하게 되었답니다.
'충분한 반성이 있을 때까지' 라는
단서가 있기는 했지만
참으로 가혹한 형벌이었다네요.
그 후로
이 나비 무리는
부끄러운 생각도 들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다른 나비들을 피하여 활동하게 되었답니다.
추운 겨울에도
어른 벌레로 겨울을 나고
나비들이 많이 활동하는 하절기에는 여름잠을 잔다지요.
먹거리도
나무에 의지하여
수액을 먹는답니다.
벌로 받은 주둥이의 현실에 맞추어...
추운 겨울 가랑잎 사이에서
북풍한설을 온 몸으로 맞으며
긴 겨울을 지나 왔습니다.
윤기돌던 날개는 흠집이 나고 변색되었을 뿐 아니라
긴 겨울 먹지를 못하여
기력이 쇄약해있었지요.
그래도
힘겹게 날아 올라
축축한 곳에서 무기물을 섭취하고
그 기운으로
수액을 찾아 날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직 냉기가 가득한 계곡
이 나비의 서글픈 비행이 이제 막 시작되었지요.
나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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