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2.20.목.새로운 경험storytelling)
한 그루의 나무는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뿌리, 줄기, 가지, 잎사귀, 꽃, 열매 등
뿌리는
'보이지 않은 손'으로
나무가 필요로 하는 물과 양분을 땅속으로 부터 모아모아
위로 올려보내는 역할을 하며
깊숙히 내린 뿌리는 나무가 굳건하게 자라는 토대와 버팀이 되지요.
줄기는
'나무의 역사'로
길이와 부피 생장을 통해 과거를 보듬은 결과이며
나무를 나무답게 하는 멋스러움이고 중심입니다.
줄기가 과거를 보듬은 결과라면
가지는
'나무의 날개'로
현재를 보듬은 결과이고
나무의 전체적 균형을 잡아주지요.
잎사귀는
'나무의 왕관'이며
숲의 얼굴이고
생명의 시작이며 원동력입니다.
꽃은
'나무의 희망'이며
'나무의 향기'로
천사가 전달한 하늘의 편지이지요.
열매는
'나무의 미래'이며
나무의 유전자가 함축되어 있는 존재의 핵심입니다.
부분 부분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그 역할은 모두 매우 소중하지요.
어느 아름다운 숲속
멋스럽게 잘 자란 나무의
수십년 동안 어둠의 지하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한 뿌리
그 뿌리가
자기의 수고로움의 결과도 궁금하고
뿌리의 시작부터 그리워했던 밝은 세상을 보고싶어
나무 밑둥 가까이의 튼실한 뿌리를 땅위로 올려보냈습니다.
두터운 흙을 비집고 세상밖으로 나온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지요.
찬란한 태양
상큼한 바람이 실어다 주는 향긋한 숲 내음
계곡의 경쾌한 물소리
아름다운 새소리에
땅위로 솓은 뿌리는 모든 것이 큰 감동이었지요.
밤하늘의 달과 별
아침 햇살과 저녁 노을
모든 것이 시적이며 철학적이었습니다.
땅속의 뿌리로만 살아온 것이
참으로 야속하였지요.
그러나
그런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고
강풍이 불던 많은 밤은
솔음 돋게 무서움에 떨어야했습니다.
온 계곡에 나무들이 부딪히며 내는 비명 소리가 가득했고
긴 겨울을 지나며 혹독한 추위에 피부가 찢어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지요.
그리하여
비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이
뿌리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강풍에 나무 줄기, 가지가 세차게 흔들릴 수록
뿌리는 더욱 굳건하게 땅을 부여잡고 있어야 했고
매서운 추위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줄기, 가지에 흐르는 수액의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뿌리에서 양질의 영양물질을 모아서 올려보내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무가 원만하게 잘 자라기 위해서는
나무의 어느 부분보다도
보이지 않는 곳의 뿌리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깨달음
그런데
많은 시간이 지나며
흙 위로 올라온 뿌리는 변하여
순했던 뿌리 빛깔이 억센 나무 줄기 빛으로 변하게 되었지요.
한번 흙위로 올라와 빛 변한 뿌리는
다시 순한 빛으로 되돌아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나무 밑둥에 머물며
더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토록
흙을 힘껏 움켜잡아 나무의 의연함을 유지토록 해야겠다 생각했지요.
뿌리는 많은 생각 끝에 깨닭았습니다.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모두가 다 중요하고
그 각자의 중요함의 깊숙이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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