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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Nov 24. 2019

네가 내곁으로 오기까지 / storytelling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1.24.일. 반송 소나무 이야기)


네가 내곁으로 오기까지(반송과 목백합나무 이야기)


양지바른 언덕

한 그루의 목백합나무(튤립나무)와 반송(소나무) 한 그루가 멋스럽게 서 있습니다.

목백합나무는 커다란 키로 거칠 것 없이 잘 자라 우람하게 보이고

그 옆의 반송도 이름 그대로 소반처럼 우아하게 늘 푸른 모습으로 풍광을 돋보이게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무한 행복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반송은 늘 우울한 모습입니다.

바로 앞 동쪽으로 버티고 서 있는 목백합나무 때문에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하는 것이 늘 불만이었지요.

“아휴~ 저 커다란 목백합나무님만 없으셨으면 내가 더 우아하게 잎티우고 멋스럽게 자랄 수 있을텐데...”


반송보다 더 연배인 목백합나무가 이런 생각을 알아채고 한 마디 합니다.

“미안하네. 그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심어진 그대로 살아가야 하는 나무의 숙명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서 아무리 이야기 해봐야 반송이 받아들이기는 무리인 듯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마지막 남은 커다란 잎사귀들을 떨구고 있었습니다.

보름전부터 떨궈진 수북한 낙엽들로 아래는 누런 뜨락을 이루고 있었지요.

목백합나무는 마지막 잎이 아쉬운 듯

“아이고~ 너희를 틔우려고 그렇게 모질게 고생했는데 한 살이가 다 되어 

이렇게 마지막 잎사귀를 떨구려니 만감이 교차하며 쓸쓸한 생각이 더하네.”


한편

목백합나무는 자기로부터 내려 앉은 저 많은 낙엽들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잘 가꿔진 동산

무한 행복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반송은 늘 우울한 모습

바로 앞 동쪽으로 버티고 서 있는 목백합나무 때문

“아휴~ 저 커다란 목백합나무님만 없으셨으면 

내가 더 우아하게 잎티우고 멋스럽게 자랄 수 있을텐데...”

“미안하네. 그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반송은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자기의 처지가 늘 불만스럽기만 했지요.

더 좋은 환경이었으면 자신의 우아함을 더욱 뽐낼 수 있을텐데 하면서...


목백합나무가 마지막 잎을 떨구고

“반송님! 당신은 참으로 좋겠습니다. 겨울이 와도 늘 푸르게 완벽한 자기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으니~”

“그러게요~ 다들 잎 떨구는 가을인데, 이렇게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많이 자랑스럽습니다. 

헌데 목백합나무님! 이제 잎도 떨구셨으니 햇살을 제가 독차지 해도 되겠지요? 

지난 계절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랬던가요? 그랬다면 미안하구려~“

“.........”

“그런데 반송님! 내가 옛날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

‘.........“

“아마 반송님이 이사해 오기전 일 것입니다. 

제 옆에는 나와 같은 형제인 두 그루의 목백합나무가 더 있었습니다. 

저 보다 발육이 더 좋은 형제였지요. 

아마 지금도 아래를 내려다 보면 그 형제들의 흔적이 보일 것입니다만...”

“두 그루의 형제가 더 있었다고요?”

“그렇지요.”

반송은 아래 잔디밭을 살펴보니 몇 개의 그루터기가 보였지요.

몸둥아리가 잘려나간 슬픈 모습으로...

“어느 해던가? 그 때도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지요. 

지난 여름 열정적으로 달고 있던 잎사귀들을 우르르 우르르 떨구고 있었는데 

그 때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이 곳의 책임자 분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목백합나무 세 그루가 있으니 가을만 되면 많은 낙엽으로 하수구가 메워져 

겨울눈 녹은 물이 범람하는 것 같으니 두 그루는 베어 내어야겠네.’하더군요.

그날 이후로 우리 세 그루는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그루가 베어지던 날

두 그루 형제 목백합나무가 날카로운 기계톱 괭음에 쓰러져 죽어가며 지르던 

비명소리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네요.

긴 아픔의 기억후에

어느 날인가? 어릿한 당신 반송님이 심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반송에게 들려주는 목백합나무 이야기

어느 가을날

책임자 분이 하던 말

‘목백합나무 세 그루가 있으니 가을만 되면 많은 낙엽으로 하수구가 메워져 

겨울눈 녹은 물이 범람하는 것 같으니 두 그루는 베어 내어야겠네.’

두 그루의 목백합나무가 베어지고 난 자리에

소나무종인 반송이 심겨지게 됐다는 이야기


이야기를 듣는 내내 반송은 무거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지요.

‘그 두 그루의 희생위에 내가 자라고 있는 것이구나!‘하는 마음에...


반송은 생각해 봅니다.

‘나는 참으로 내 생각만 하고 살았구나.’하고...


그 이후로 반송은 주변의 다른 생명들을 배려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멋스런 모습에 품격이 더 해져 명품 소나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두 그루의 희생위에 내가 자라고 있는 것이구나!‘

나는 참으로 내 생각만 하고 살았구나!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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