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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Dec 30. 2020

내가 사랑한 것에 대한 기록.

Feat. Philos Sophia

내가 2021년부터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내가 사랑한 것에 대한 기록을 따로 남기는 것이다. 나는 취향이 확고하고 좋아하는 것이 뚜렷한 사람이라, 그만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많은데, 나의 취향들을 그저 "자연스럽게 갖고 있는 것"으로 치부하고 넘겼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나의 취향들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인데. 나의 취향들이 곧 나 자신이고, 내 자산인 건데.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키워드로 나누고, 각 각 수첩을 만들어서 그 취향에 대한 나의 생각, 소비, 영감 등을 모두 담아볼 예정이다. (신난다!)


어떤 식으로 기록을 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만난 책, Philos Sophia. 

뒤에 쓰여있는 글 한 자락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가 뜨겁게 사랑했던 지나친 누군가에게 혹은 
나를 뜨겁게 사랑했던 지나간 누군가에게 보내는
가장 찬란했던 순간에 대한 기록 


시로 이런 기록을 남긴 다는 것. 

짧은 에세이로 내가 사랑한 것과 나를 사랑한 것에 대해 남긴 기록. 


나는 아직 어떻게 시작할지 생각도 못해봤는데, 다른 사람은 이에 대해 어떻게 썼을까, 갑자기 궁금증이 확 밀려왔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 


이 책이 만약 진부한 남녀 간의 사랑 얘기였다면 나는 끝까지 책을 읽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정의는 다 제각기 다르지 않은가. 나 역시도 "사랑"이라는 단어에 정의를 내릴 때 나만의 방식이 있고, 비단 남녀 간의 사랑은 내게 있어 가장 흥미 없는 사랑의 유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연애편지를 들여다보는 형식의 글만 있었다면 아마 적잖은 실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이 사랑한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엄마에 대한 사랑,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그를 통해 작가의 사랑에 대한 정의를 엿볼 수 있었고, 작가가 무언가를 뜨겁게 사랑했을 때의 감정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책을 처음 마주 했을 때, 표지만 보고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제목의 의미였다. 

Philosophy (철학)이라는 단어를 Philos + Sophia로 나눈 이유가 무엇일까. 

Sophia는 원래 여성의 이름인데.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Sophia 였을까? 


혹시나 책 안에 그에 대한 해답을 썼을까 싶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는데,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해하던 중, 책의 가장 마지막에 이에 대한 답을 넣어 뒀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끝이 날 때까지 계속해서 가지고 있던 단 하나의 물음표가 드디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를. 


그리고 이 책을 2021년이 되기 전에 만난 건, 참으로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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