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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Jan 03. 2021

일과 여가를 분리하는 법.

Feat. 재택근무.

지난 3주간 거의 밖을 나가지 못하고 일에 전념하며 느낀 것을 써보려고 한다. 이렇게 까지 밖에 안 나가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고, 최단시간의 출퇴근을 해결한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앞으로 내 삶에서 이렇게 까지 집에 있으면서 오랫동안 밖을 나가지 않은 채, 집안에서 출퇴근을 해결하게 될 날이 얼마나 더 올진 모르겠지만, 지난 3주간의 경험은 정말 색달랐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지만, 나는 2020년의 12월에 굉장히 바빴다. 12월은 본업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시작되었던 한 달이어서 정신이 없었는데, 하필 그때 나는 집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강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렸던 것은, 일과 쉼을 분리하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사실 나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밖을 못 나간 채 연속으로 재택근무를 한 것이 처음이지, 재택근무 자체는 처음이 아니다.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재택근무로 시작을 했었고, 회사를 안 나갔을 뿐이지, 나는 집이라는 공간에 일을 분리시키기 위해서 독서실이나 카페에서 주로 일을 했었다. 따라서, 이름만 "재택근무"였지,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수시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정말 '재택근무' only 였고, 내가 어떠한 장소를 선택해서 가는 것 역시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번에 길게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워라밸을 떠올렸다. 집에서 계속 일을 해도 지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나에게 맞는 밸런스를 열심히 찾고 또 찾았다.


3주 동안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나한테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맞았던 방법들을 적어본다. 나의 팁들이 재택근무를 하시는 분들께서 지치지 않고, 워라밸을 잘 맞춰가며 일을 하실 수 있게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첫째. 일의 공간과 쉼의 공간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

지저분한 my office.

우리 집에서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단연 나의 방이다. 방에서 나는 일도 하고 쉬기도 한다. 그런데 일과 쉼이 함께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공간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내 책상의 구조를 바꿨다. 책상을 돌려서 침대와 책상의 거리를 최대한 넓혔고, 크디큰 아이맥을 하나의 가림막으로 썼다. 그리고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하여 방의 반은 일하는 공간, 방의 반은 쉬는 공간으로 정했다. 공간을 바꾸기 전에는 침대가 책상 바로 옆에 있었는데, 퍽하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눕고 낮잠의 유혹에 빠지기 쉬웠다. 하지만 책상만 돌려서 구조를 살짝 바꿔줬더니, 정말 사무실 느낌이 나면서, 피곤해도 절대 눕지 않게 되었다.


가림막이 생기면서 방의 반은 "사무실"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 공간은 일을 해야 하는 곳이라고 내 뇌도 받아들인 것 같았다. 잠이 오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공간이 주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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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쉬는 시간에는 책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에서 수업을 할 때 수업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5분씩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책상에서 앉아 있는 대신, 무조건 방 밖에 나와서 시원한 걸 마신다던지, 우리 강아지를 쓰다듬어준다던지, 거실에서 기지개를 켰다.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공간을 살짝 바꿔줌으로써 쉼과 일을 완전히 나눴고, 나에게 주어진 5분이라는 달콤한 휴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셋째. 일을 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철저하게 나눴다.

원래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했을 때는 집에 와서도 업무를 많이 보는 편이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스케줄을 정말 타이트하게 짰고, 일하는 시간 외에는 일에 대해 걱정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쉬는 시간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고 마음먹었더니, 여유가 없다고 느껴졌던 내 삶에 자투리 시간들이 많았음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재택근무가 끝난 후, "퇴근"을 한 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 독서, 일기 쓰기, 다이어리 꾸미기, 넷플릭스 보기, 글쓰기 -- 마음껏 했다.



결과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과 쉼을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물리적으로 나눴더니 긴 시간의 재택근무에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쉼이 일의 연장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일을 할 때는 정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쉴 땐, 정말 제대로 쉬면서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재택근무의 팁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막막했는데, 일과 여가를 철저하게 분리시켰더니 오히려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 수 있었다. 불과 2년 전에 "재택근무, No!"라고 외쳤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아니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나니, 재택근무에도 자신이 생겼다.


Yes, 나도 이제 효율성과 시간관리 둘 다 잡는 재택근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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