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행복해지려는 관성
"자주 울더라도 결국 웃게 될 것이다. 대체로 불행하더라도 결국 행복해질 것이다. 단언컨대 고작 ______ 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P.13
<행복해지려는 관성>은 나에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생각게 했다. 결국 모두가 주어진 삶 속의 유한한 시간을 아등바등 살려고 하는 이유의 끝에는 <행복>이라는 두 단어가 반드시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게 했던 고마운 책이다. 살면서 행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아마도 그럴 수는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 책에 담겨있다.
책은 총 세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1. 발견하기: 별것 아닌 일상일지라도 '그래도'
2. 정의하기: 내 식대로의 행복
3. 유지하기: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이 기분 좋은 사소한 예외들이 모여 서로의 평범한 오늘들을 반짝이게 만든다." P. 48
- 요즘 곱씹게 되는 말 중 하나다.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그 말. 그리고 이 말도 추가할 예정이다. 사소하고 작은 예외들이 모여 평범한 시간들을 반짝이게 만들어 준다는 그 말의 힘을 믿는다. 예를 들어 오늘 내가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본다. 모처럼 토요일인데 아침부터 압구정에 가는 대신 집에서 수업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소울푸드인 칼국수를 먹고 새로 론칭된 천도복숭아 스무디를 마셔봤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 투성이다. 1.5시간이 걸려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가는 것보다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하는 게 좋다. 내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음이 좋다. 무엇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압구정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빅 기쁨(?)이 좋다.
집에 있다가 나가는 걸 싫어하지만 예외는 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소울푸드인 <한송 칼국수>의 칼국수를 먹는 것. 다른 칼국수 라면, 다른 메뉴라면 나는 집 밖에 나가는 걸 오히려 꺼렸을지도 모른다. 한송 칼국수 이기에 집에 있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서 칼국수를 먹었다.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음식이 우리 집 근처에 있다는 것,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란 말인가.
끝으로 새로 론칭된 할리스의 <천도복숭아 스무디>를 마셔봤다. 얼린 복숭아가 위에 고명처럼 얹어져 있는데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새로운 메뉴를 도전해본다는 것엔 굉장한 모험심과 용기가 필요하다. 칼국수로 기분 좋게 채운 배를 두들기는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음료와 조우하는 건 꽤나 언짢은 일일 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무릅쓰고 시킨 <천도복숭아 스무디>가 내 입맛에 맞았을 때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오늘의 나, 제법 행복했다.
이처럼 행복은 작고 소소한 예외에서 온다. 생각지도 않게 마주한 새로운 음료,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던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쁨으로부터 말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나의 행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이 책이 고맙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 일상 속에는 아주 많은 행복이 곳곳에 숨어있었음을 깨닫게 해 주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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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재정립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행복>이라는 단어를 삶에 더 가까이 들였으면 좋겠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바쁜 것도 좋고, 원하는 것을 좇아 사는 것도 좋은데, 그 가운데 <행복>이라는 단어가 자리하고 있는지 꼭 확인했으면 좋겠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