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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Oct 22. 2023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하나요?

Feat. 고전의 변신.

나는 지금까지 소위 말하는 "회사 생활" 혹은 "단체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프리랜서로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잘은 모르지만, 이렇게 박윤진 작가의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와 같은 책을 읽으며 글로 나마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본다. 



이 책은 <변신>, <호밀밭의 파수꾼>, <데미안> 등 유명한 고전 12편과 현재 대한민국 회사원들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들을 접목시킨 에세이 모음집이다. 고전적인 작품들을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음에 감탄하였고, 이미 읽어본 고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그리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고전은 당장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내 기억에 가장 남는 이야기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존재의 목적>이라는 타이틀로 쓰인 에세이다. <변신>을 읽으면서 벌레와 인간의 차이가 과연 무엇일까? 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더란다. 사실 나는 벌레를 정말 끔찍하게 생각함과 동시에 엄청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벌레가 된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졌다. 하지만,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속 주인공의 상황과 접목시켜 보니 생각만으로도 애잔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내가 벌레보다 나은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12권의 고전을 읽으며 각자의 괴로움을 이겨낸 12명의 직장인의 이야기다. 책을 통해서 답을 얻은 만큼, 이토록 좋은 솔루션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지친 회사생활 속, 위로와 공감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이 책을 들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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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꽤나 철학적인 질문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 맴돌았던 질문들을 공유한다.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있는가?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어야만 하는 어떤 이유라도 있는가? 그것이 없다면, 내가 벌레와 다를 게 무엇인가?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 그렇다면 나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인간답게 사는 건 또 뭐지?"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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