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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y 13. 2020

지적 리딩을 위한 워드 파워 30일

Feat. 단어를 본격적으로 외워봅시다.

요즘 영어 단어 공부를 너무 놓고 사는 것 같아서 저번에 책을 대량으로 주문할 때 스리슬쩍 껴서 샀던 '지적 리딩을 위한 워드 파워 30일.' 알라딘에서 구매했고, 두꺼운 책들은 1000원만 더 주면 제본까지 해줘서 처음으로 제본을 해봤다. 스프링 형태로 와서 책 넘김이 좋고 아무래도 책에 직접 적어가며 단어 공부를 하는 workbook 형식이다 보니 공부를 더 편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은 제본을 하면서 책에 구멍을 내게 되는데, 거기서 부터 떨어져 나오는 하얀 종이가루(?)가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문제를 풀면서 책을 넘긴 자리가 허옇게 돼서 공부 후에는 청소기로 한번 치워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다음에도 워크북 형식의 책을 사게 된다면, 나는 1000원을 더 주고 제본을 선택할 것 같다. 문제를 풀면서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는 손 때문에 글씨가 이상해지는 것은 참을 수가 없으니.


책 제목이 말하고 있듯, 30일간 이 책을 공부하면서 단어를 외우게 된다. Day 1 은 왜 이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하는지, 선택된 단어들의 기준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데, 내 마음에 쏙 들었던 부분은 '어원'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단어 공부를 할 때는 어원을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포스팅도 썼던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hwangyeiseul/60


들어가기에 앞서 프롤로그를 보고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이 일렀다. 단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아주 잘 설명해줬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처럼 쉽게 풀이를 해줘서 이 책이라면 내가 마음 놓고 단어 공부를 해봐도 되겠지 싶었다. 그래서 책을 편 김에 구글링을 조금 해봤는데, 이 책이 1984년에 나온 책이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에 태어난 책이었다. 더 알아보니 영어 단어계의 고전 of 고전이었다. 이 좋은 책을 이제야 알았다니. SAT/TOEFL/AP를 위한 단어책들은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고 자부했는데, 아니었다. 여기서 한번 미끄러졌다.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nglish Title: "30 Days to a More Powerful Vocabulary")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한 후, 책을 폈다. Day 1부터 왜 이 책이 단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의 영어 공부 가치관이랑 아주 잘 맞았고, Day 2에서 레벨 테스를 보고 '영어 단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나왔다. 나는 영어를 20년 동안 써온 사람으로서, 당연히 좋은 결과를 얻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레벨테스트가 비단 문제를 푸는 것만이 아니고, 시간을 재고 동의어, 반의어 등등을 적어내야 했기 때문에 꽤나 어려웠다. 그리고 아무 단어나 쓰는 게 아니라 꼭 'S'로 시작하는 단어만 써야 했어서 순간 당황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건 다 핑계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기 때문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여기서 두 번 미끄러졌다. (사실 지금도 부들거리면서 글을 쓰는 중이다.)




Day 3부터는 본격적으로 단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데, 한 레슨당 10개의 단어를 배우게 된다. Day 3의 테마는 'Words for Mature Minds' 라 하여 지적 능력이 필요한 단어다. 어떻게 설명하고 정의해도 어린아이들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여기에 있는 단어들은 SAT에 정말 자주 나오는 단어들이다. 그래서 내가 모를 수가 없는 단어들이었는데, 여기서 놀라웠던 건 책의 구성이었다.


보통 단어 워크북에서는 단어, 단어 뜻, 그리고 단어를 이용한 문제들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 책은 단어에 대한 뜻이 주어지지 않는다. 대신 단어를 이용해서 아주 긴 문단들이 있다. 단어를 계속 사용하고 반복해서 노출을 시켜주고, 문장에서 어떻게 이용이 되는지만 보여준다. 그걸 읽고 뜻을 유추해보는 것이다.


사실 나는 영어 단어 공부를 할 때 꼭 빼먹지 않고 시키는 것이 '단어를 이용하여 문장 적기' 혹은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샘플 문장 적기'를 꼭 시킨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단어를 '알고 있다'는 것은, 단어의 철자와 뜻은 기본이고, 이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알아야 비로소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 단어가 사용되는지 모르고 쓰면 대화를 나눌 때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어의 usage를 잘 알고 넘어가는 것은 필수다.

그래서 이 책은 단어와 뜻 대신, 단어를 이용한 스토리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너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이용한 스토리를 계속 노출시키면서 그 단어를 꾸준하게 보고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예전에 어디서 읽은 바로는 (정확한 출처가 기억이 안 난다.) 한 단어를 머릿속에 넣기 위해서는, 완전히 내 머릿속에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70번을 보거나, 들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꾸준한 노출이 아주 중요한데, 한 이야기 안에서 한 단어를 계속해서 보여주니 나중에 가서는 뜻보다 문장이 먼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문제를 풀 때 단어 리스트가 굳이 없어도 술술 풀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위에 잠깐 언급했던 '워드 리스트'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보통 단어 워크북에 있는 문제들을 풀 때면, 문제 밑에나 위에 단어 리스트를 쭉 주는데, 이 책은 그런 게 없다. 최대한 단어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10개의 단어를 리스트 없이 외우게끔 독려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10개의 단어를 쉽게 그룹 지어서 머릿속에 담을 수 있었다.



내가 SAT를 가르치면서 자주 봤던 단어들이어서 그런지 오히려 단어 뜻이 오락가락할 때도 있었다. 이 단어가 저 단어 같고, 저 단어가 이 단어 같고. 헷갈려서 혼자 머리를 쥐어뜯었지만 이번 기회에 10 단어가 제대로 내 머릿속에 박힌 것 같아서 좋다.



다음은 내가 이 10개의 단어들을 날려버리지 않게 내가 했던 오늘의 노력이다.


단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서 내게 다짐한 것이 있다.


하루에 최소 3번은 복기할 것.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복기했다.


1) 일 가기 전에 머리 말리는 시간이 꽤 길다. 머리가 길지는 않아도 바싹 말리고 다니는 편이라 시간이 7분 정도 소요되는데, 그 시간에 복기를 해보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보통 능률이 새벽시간이 가장 좋아서 Day 3 도 자기 전에 3시쯤에 문제를 풀고 잤고, 그다음 날 아침에 머리를 감고 말릴 때 복기를 시도해보았다. 처음에는 단어 10개 중에 8개만 생각이 안 나고 2개가 생각이 안 났다. 도대체가 기억이 안 나더라.


그래서 알파벳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때 생각난 단어 'ascetic' - 금욕주의자라는 뜻이다. 흔히 종교적인 이유로 엄격한 절제를 하는 사람. A로 시작하는데 도대체 기억을 왜 못한겨. 그다음 단어는 sublimate. 이 단어는 sublime (숭고한, 탁월한)이라는 단어가 자꾸 생각나서 뜻을 외울 때 살 짝 헷갈렸는데, sublimate (승화시키다)라고 소리 내서 몇 번 말하니 금세 외워졌다.


2) 두 번째 복기는 수업시간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에 내 스케쥴러에 이렇게 적어봤다. 확실히 출근 전에 복기를 했더니 기억이 더 잘났다.


3) 세 번째 복기는 퇴근길!

혼자 마음껏 소리 내서 단어를 말해보고, 문장을 말해보고, 기억나는 문장을 말하면서 집에 왔다. 그랬더니 이 단어 10개는 정말 제대로 내 머릿속에 저장 완료다.


쉽게 말해서 나는:

1) 기억 속에서 단어들을 꺼내보고

2) 적어보고

3) 입 밖으로 꺼내서


단어들을 다시 한번 마주했다.


단어를 꾸준하게 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학생들에게 늘 이야기하고 다니면서 정작 나는 실천하지 못한 게 살짝은 부끄럽다. 이렇게 작정하고 외운 적은 정말 처음이기에.


공부하면서 마주치는 단어들의 뜻을 '유추'하려고만 했지, 뜻을 찾아보는 것도 귀찮아했는데, 좋은 타이밍에 최상의 책을 만나서 앞으로 30일 동안은 정말 꾸준하게 단어를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30일 동안 공부 로그도 잊지 않고 올려서 총 300개의 단어를 열심히 외워보겠다.


책을 쓱 훑어봤더니 중간점검 테스트도 제법 많고 마지막에는 파이널 테스트까지 있다. 파이널 테스트에는 만점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단어를 외우겠다.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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