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은 크게, 기분 좋은 것들에 집중하는 삶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긍정'이라고 생각한다. 반려인 역시 그 부분이 참 좋았다고 한다. 그 예로 최근 24평에서 18평으로 이사한 일을 꼽을 수 있다. 주방, 거실, 방은 전의 집보다 좁았는데 반면 베란다가 크고 넓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전에 살던 집에 비해 좁고 많이 노후되어 있어 반려인은 지금 집으로 이사 오는 걸 많이 미안해했다. 사실 반려인의 직업상의 이유로 고작 몇 개월 살려고 온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많이 미안해했다.
"이 집은 참 좋은 게 베란다가 진짜 넓어!
베란다를 꾸며주면 아들이 놀기 진짜 좋겠어"
"전에는 문 닫을 때 소리가 많이 났는데
여긴 소리가 거의 안 난다. 너무 좋은데?"
"여긴 진짜 햇볕이 잘 든다. 햇살 맛집인가?"
라고 말하며 이사 온 집의 좋은 점을 찾아갔다. 굳이 찾아갔다기보다 눈에 들어왔고 그 부분에 방점을 두고 바라봤다. 특히나 전에 살던 집은 신혼집이라 더욱 애착이 갔었는데 어느덧 이 집에 애정을 갖고 지내는 나를 발견한다. 더욱이 짧게 지내고 떠날 터라 집을 보수하지도 않았는데도 하루하루 지날수록 지금 집에 애정이 깃들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이걸 작은 행복을 크게 보는 돋보기비법이라 부르고 싶다. 전과 비교하며, 남과 비교하며 헛된 마음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있는 자리, 지금 함께하는 사람에 집중하며 기분 좋은 것들을 찾는 것이다.
우리 가족을 위해 건강한 먹거리로 식탁을 꾸려 맛있게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전화를 걸어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고,
바빠도 음식물 쓰레기를 반드시 버려주는 반려인의 마음에 감사하고,
졸려서 누워있으면 장난감 청진기를 내게 가져다 대는 귀여운 아들이 있어 감사하고,
문득 산책하고 싶어 창문을 내다봤는데 미세먼지도 좋고 날씨마저 좋아 감사하고,
파프리카를 사려고 마트에 갔는데 마침 세일 중이던 마지막 파프리카를 살 수 있어 감사하고,
아들 방원 데리고 집에 도착하니 그제야 쏟아지는 비를 보며 우산 없었는데 다행이다 느끼며
이렇듯 작지만 무탈하고 무해한 일들이 퍼즐조각처럼 한 데 모여 나에게 평온한 삶을 선사해 준다고 느낀다. 나에게 평온한 삶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좋은 일만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를 스치는 이러저러한 일들에도 무너지지 않고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나를 돌보고 사랑하며, 건강하고 여여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평온한 삶'이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바른 먹거리로 내 몸을 귀하게 대접해 주고, 작은 계획 작은 성공으로 나의 효능감을 느끼며 나 자신을 토닥여주고, 타인을 평가하고 나와 비교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소모하지 않는 것. 이 작고 사소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건강하고 충만한 에너지장을 만든다. 이 에너지장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실행하는 원동력이 되고, 도전과 성장을 돕는 동기부여가 된다. 무엇보다 나의 하루, 나의 삶을 밀도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에 나를 돌보지 않고 사랑하지 않던 나는 불만과 토해내고 싶은 감정의 충돌로 뱉어내듯 썼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비우고 채우기 위해 쓰며, 사랑하는 나를 위해 쓴다. 덕분에 나를 사랑하며, 나의 삶을 존중하며 그 어느 때보다 안온하게 살아가고 있다.
작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한 나비효과가
이내 건강한 에너지장을 만들어주는 근사한 귀결.
당신은 어떤 에너지를 방사하고 있나요
좋아하는 것들로, 기분 좋게 하는 것들로 차곡차곡 채워보세요.
저는 제 아들이 저에게 햇살처럼 달려와 너를 와락 끌어안는 순간을 사랑해요
제게 필요한 물건이 당근마켓에 올라와 겟할 때 기분이 좋아져요
반려인이 제가 대접한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사랑해요
반려인이 출근할 때 아들이 어설프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좋아해요
늙은 아버지가 여전히 저를 '똥강아지 밥은 먹었어?' 하며 건네시는 말투를 좋아해요
평온하고 충만한 삶은 결국 내가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롯되며
내가 방사하는 에너지는 결국 비슷한 것들을 끌어 내게 가져오겠죠.
'끼리끼리는 과학이다'라는 말처럼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 일, 공간, 시간을 조용히 들여보세요.
작고 사소한 것들도 귀하게 대접해 주면 어떨까요
어쩌면 나를 사랑하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