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경험해본 미국의 치안
사람들이 미국 유학을 꺼려하거나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안문제일 것이다. 유럽도 치안이 안 좋기로 유명하지만 미국에 비할바는 아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총기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뉴스가 들려올 때면 보통은 안 좋은 뉴스이다. 총기난사, 산불, 인종차별, 전쟁 등 미국으로 유학 보낸 학부모들을 애간장 태우게 만드는 뉴스들 뿐이다. 나도 미국으로 유학 가기 전에 미국이 치안이 안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리고 밤에 맘대로 돌아다니다간 총 맞는다는 소리도 자주 들었었다.
과연 실제로는 어땠을까?
일단 나는 미국에 4년 이상을 살면서 총에 맞거나 강도를 당해본적은 없다. 하지만 위험해 처할뻔했던 적은 몇 번 있었다.
나는 미국에 살면서 밤늦게 놀아본 적이 많다. 항상 술 마시고 밤늦게 집에 들어왔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이었다. 스무 살에서 스물한 살로 넘어가는 새해 때, 나는 어학연수하면서 만난 학원 친구들과 술파티를 벌였었다. 그때 친구들과 신나게 술 마시고 놀고 밤거리를 돌아다녔었다. 술을 꽤 많이 마시고 나는 집에 가려고 지하철 막차를 탔다. 하지만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다. 그때는 늦은 밤이라 하숙집까지 직행으로 가는 지하철이 없고 환승을 해야 했다. 나는 그것을 인지하고 지하철을 탔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잠이 들어버렸다.
나를 잠에서 깨운 건 역무원이었다. 나는 영문도 모른 체 일단 지하철에서 내렸다. 하지만 이내 큰일 났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가 어딘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알아보니 여긴 피츠버그(Pittsburg)라는 종점역이었다. 첫차 시간을 물어보니 첫차는 6시간 후에 운행한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핸드폰은 바테리 수명이 다해서 꺼진 상태였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나에게 바테리 충전기가 있었던 점이었다. 핸드폰 바테리의 수명이 짧아서 충전기를 항상 들고 다녔던 것이 신의 한 수였다. 하지만 역에는 콘센트가 보이지 않았고 겨우 하나 발견한 콘센트는 전력이 낮아서 충전이 거의 되지 않았다. 결국 30분 동안 겨우 2퍼센트를 충전하고 나는 역에서 쫓겨났다. 역을 닫아야 한다고 안에 사람이 남아있으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밖으로 나온 나는 어쩔 줄 몰라하며 역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도중에 그곳을 순찰하고 있는 경찰관을 만났다. 경찰관이 나에게 말해준 말은 충격적이었다. 이곳은 강도에 의한 피습 시건이 많아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과 함께 그는 나에게 보호자가 올 때까지 같이 있어주겠다 했다. 나는 사실 첫차가 올 때까지 역 주변을 배회할 생각이었다. 겁에 질린 나는 2퍼센트가 남은 핸드폰을 붙들고 하숙집 아줌마에게 전화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하숙집 아줌마는 한 번에 받아주었고 바로 이쪽으로 오겠다고 하셨다.
나는 경찰관과 대화하면서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새벽에 술 취한 아시아인이 혼자 있으면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았다. 특히 새해 같은 기념일에는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종점에서 강도짓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미국의 치안이 얼마나 안 좋은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미국은 노숙자들까지도 조심해야 한다. 치안이 안 좋은 탓에 노숙자들도 행인을 많이 위협하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 한번 노숙자에게 위협을 당한 적이 있다. 흉기를 들고 있는 노숙자에게 거의 4시간 동안 스토킹을 당했었다.
당시 친구들하고 같이 공부하고 저녁을 먹던 중이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어디서 계속 시선이 느껴졌다. 찾아보니 반대편 테이블에 노숙자 혼자 앉아서 우리가 저녁 먹는 것을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 낯이 익는 얼굴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까 길거리에서 봤던 노숙자였다. 머리가 길고 차림새가 특이해 어렵지 않게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나는 그 노숙자 바로 맞은편에 앉아서 밥 먹을 때마다 눈이 마주쳤었다. 노숙자는 일부러 나와 아이컨택을 하려는 듯이 보였다. 그러고는 자신의 품속에서 흉기를 꺼내 과시하듯이 나에게 보여줬다. 나는 겁에 질려서 친구들에게 빨리 이 자리를 뜨자고 하고 다른 두 명을 먼저 집에 보냈다. 나와 나머지 친구도 집을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그 노숙자는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왔고, 그것도 모자라 우리와 같은 버스의 옆좌석에 탔다. 설상가상으로 그 버스에는 우리 둘과 그 노숙자 하나 딱 세명이 타고 있었다.
나와 친구는 노숙자를 쫓아내기 위해서 토의를 했다. 우리는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는 척을 하고 그 버스에 계속 남아있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노숙자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맙게도 노숙자가 우리보다 먼저 내려줬고 우리는 버스 기사에게 다급히 문을 닫아달라고 했다. 다급히 문을 닫고 우리는 기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우리의 상황을 들은 기사 아저씨는 버스에 우회등(detour)을 켜고 우리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나는 버스가 그런 기능도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하지만 그때 소름이었던 건 버스가 우회 등을 켜고 직진하려는 순간 노숙자가 버스 앞을 가로막았다. 노숙자는 버스 앞을 가로막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우리는 버스 안에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무서웠다. 기사 아저씨는 노숙자를 무시하고 지나쳐 갔다. 버스가 노숙자를 지나쳐 가는 순간에도 그는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버스를 쫓아왔었다.
결국 버스 기사 아저씨는 우리를 안전한 곳에 내려놓고 떠났다. 나는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혹시 노숙자가 우리 뒤를 밟진 않았는지, 따라오진 않는지 계속 유념하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우리가 그 노숙자를 만난 장소는 uc버클리 앞이었다. 나는 학교 앞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리고 항상 밤길마다 뒤를 돌아보며 조심하는 버릇이 생겼었다.
그 밖에도 내가 위협을 받은 상황은 많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화장품을 100달러(약 10만 원)에 강매를 당한 일도 있었고 라스베이거스에선 cd 한 장을 구매해달라고 칼로 위협을 당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도 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주변에서는 실제로 강도를 당한 사람들도 많았다. 다른 외국인에게 흉기로 위협을 당해 핸드폰과 지갑을 뺏긴 사례도 보았고 실제로 총에 맞은 한국인 얘기도 들어 보았다. 내 친구는 아르바이트하다가 매장 앞에서 누가 총을 들고 난동을 부려 매장을 급히 닫은 적도 있었고, 누구는 트렁크에 있는 돈 삼천만 원을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자동차는 실제로 엄청 쉽게 털린다. 길거리에 주차해놓으면 강도들이 창문을 깨고 안으로 들어가 귀중품들을 챙겨서 도망간다.
미국이 위험하다는 소문은 부풀려진 소문이 아니다. 실제로 밤길을 다닐 때 주의하면서 걸어야 한다. 물론 미국이 게임 GTA처럼 무법지대인 것은 아니다. 강도를 당하거나 위협을 당하는 일도 미국에 살면서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하지만 뭐든지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고 자신의 목숨은 하나뿐이다. 미국으로 여행하거나 유학을 할 의향이 있으면 이런 것들을 유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