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숙자 문제
미국에서 살면서 가장 놀랐던 점 중에서 하나는 노숙자였다. 한국에도 노숙자가 있긴 하지만 주로 역 주변에 몰려있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버클리(Berkeley)나 오클랜드(Oakland)를 지나다니다 보면 길거리에 블록마다 노숙자가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떤 노숙자들은 아예 텐트를 가져와서 살고 있다.
나에게는 이런 미국의 모습이 굉장히 낯설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이자 온갖 부자들이 모여있는 나라이지만 내가 가봤던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노숙자들이 많았다.
아 수많은 노숙자들은 일단 씻을 곳이 없기 때문에 악취가 굉장히 심하다. 그 길거리들은 물론 지하철 역, 역 화장실 등 냄새가 무척 심하게 난다. 노숙자들은 또 활동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일반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그럼 노숙자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피해를 끼칠까?
노숙자들은 가끔씩 피자나 햄버거를 먹고 있으면 한 입만 달라고 매장 안까지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면 그 엄청난 악취 때문에 매장 안의 손님들은 밥 먹는데 방해가 되고 물론 나도 식욕이 떨어진다.
그들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도서관까지도 들어온다. 나는 CC에 다닐 때, UC 버클리 도서관에서 종종 공부하곤 했다. 버클리의 밤은 은근히 춥기에 노숙자들이 편하게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래서 노숙자들은 밤마다 따듯한 도서관으로 들어와서 자기도 한다. 유씨 버클리의 도서관은 공부하려는 학생들로 밤새 북적거리기 때문에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시험기간 때마다 도서관을 갔었지만 30분씩 기다려서 자리를 얻곤 했다. 하지만 노숙자들이 도서관 자리에 누워서 자게 된다면 최소 3개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만큼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생이 줄어드는 샘이다. 또 악취 때문에 주위에 앉아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공석은 더 생기고 만다. 물론 학교에 학생들을 지키는 경찰들은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노숙자들을 쫓아내는 경찰들은 없다.
또한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노숙자들은 대체로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많았다. 혼자서 대본 외우듯이 중얼거리는 사람도 있고 항상 시끄럽게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다. 내가 봤던 한 노숙자는 지하철 벽면에 삿대질을 하면서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노숙자들은 때때로 행인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노숙자가 총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흉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나는 예전에 흉기를 든 노숙자에게 대략 3시간 동안 스토킹을 당하며 위협을 당한 적 있었다. 그때 나 포함 4명이 있었는데, 우리가 식당을 가던 길거리를 걸어 다니던 계속 따라왔었다. 우리가 4명에서 2명으로 찢어져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을 때도 우리 바로 반대편 좌석에 타서 계속 따라왔었다. 결국 경찰을 불러서 우리와 떨어트려 놓긴 했지만 나에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되었다.
미국은 노숙자들까지 행인에게 위협을 가할 정도로 치안이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밤길에 항상 뒤를 돌아보는 버릇이 생겼었다. 내가 듣기론 캘리포니아에 유독 노숙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캘리포니아가 날씨가 따듯하기 때문이다. 동부는 너무 추워서 동부에 있는 노숙자들이 서부로 모두 넘어왔다는 것이다.
서부는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 까닭에 서부에는 다양한 인종을 가진 사람이 있고 많은 성소수자들이 있다. 여기는 어떤 피부색을 지니든 어떤 성적 취향을 가지든 상관없이 모두 포용해주기 때문이다. 노숙자들을 추방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학교의 경찰들은 노숙자가 학생에게 특별한 위협이 되지 않는 이상 쫓아내지 않는다. 특히 버클리는 캘리포니아의 도시들 중에서도 진보적인 편이다. 그래서 그들은 길거리의 노숙자들에 대해 특별한 방침을 내리지 않는다. 노숙자들을 쫓아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미국의 노숙자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거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까지도 위협이 가 미국의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노숙자 문제는 누구의 잘못일까?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구조적 문제일까? 나는 그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려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마 노숙자들 각자의 사연을 들어보면 다들 말 못 할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숙자들도 자신들이 원해서 노숙자가 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구조적 문제일까? 나는 구조적 문제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들이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려면 일자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일자리를 더욱 확충하여 그들도 사회에 보탬이 되게끔 하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나는 사실 노숙자가 얼마나 있던 신경 안 쓸려고 했다. 길거리에 살던 얼마나 악취가 나던 사실 조금 불편함만 감수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노숙자가 학생들을 위협하는 일은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노숙자를 줄어들게 하는 건 정부차원에서 해야 하는 일이지만 노숙자가 행인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없게 하는 일은 지역사회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버클리 경찰들이 노숙자 문제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랬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도서관에 들어와서 자는 것도 모자라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것은 생명에까지 직결되는 문제이다.
자신의 사업이 망하던 어떠한 개인적 사정이던 노숙자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노숙자가 되었더라도 행인에게 피해를 끼쳐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