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에서 얻어간 것

명문대의 장점

by Jin

나는 고등학교 때 자존감이 무척 낮았다. 공부도 못하고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다. 맨날 야자를 째고 피시방을 가기 일수였고 밤늦게 간 독서실에서는 자고 왔다. 그렇게 어영부영 살다 보니 수능을 볼 때가 되었고, 결국 나는 수능을 망치게 되었다. 수능을 보고 나서 깨달았다. 나를 받아주는 대학은 없다는 걸. 왜 이렇게 된 걸까. 후회해도 이미 너무 늦었었다.


초등학교 때 난 이 정도는 아니었다. 분명 시험 봤을 때 올백을 맞아서 오고, 수학 경시대회 땐 금상을 받아서 오고, 이 정도면 꽤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부모님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서 일까, 나는 어느샌가 공부를 ‘엄청’ 잘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러고 중학교에 들어갔다. 반에서 5등밖에 하지 못한 나를 보며 부모님은 실망하셨다. 조금 더 열심히 해보라고 나를 다독였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수학과 영어는 그나마 나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내 기억상으로 수학하고 영어는 중학교 3년 내내 내신 1~2등급을 유지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신감이 있었다. 다른 과목들도 내가 수학하고 영어를 공부한 만큼만 공부하면 1,2등급을 유지할 수 있겠지 라고 나는 생각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나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흔히 줄여서 자사고에 지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내신 50% 이내만 들어갈 수 있던 자사고는 내가 공부를 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 막상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그곳엔 나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잘하는 사람들이 수두룩 했다. 여기서 내신을 잘 따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과 나는 결국 어울려서 같이 놀러 다니기 시작했다. 야자를 째고, 피시방을 가고, 노래방을 갔다. 물론 내 나름대로 공부는 열심히 했다. 하지만 오르지 않는 내 점수를 보며 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노는 횟수가 잦아졌다.


수능을 보고 나서 나는 절망했다. 내가 가고 싶던 대학을 모두 떨어진 것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재수를 택하려 했다. 그때 아빠가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미국에서 공부하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재수는 죽어도 하기 싫었던 나는 결국 미국행을 택했다. 미국에서 나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고 나는 내가 정말로 가고 싶었던 대학 중 하나인 UCLA를 붙게 되었다.


UCLA는 세계적인 명문대이다.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많은 한인 졸업생 덕분에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대학이다. 내가 이 대학을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내 노력도 있지만 ‘운’이라는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나는 학생으로서, 모든 학생들의 꿈인 ‘명문대’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원했다. 명문대생은 어떤 느낌일까 상상한 적도 많았다. 막상 붙고 나서 미국에서 살 때에는 별 느낌 없었다. 왜냐면 주위에 다들 우리 학교 학생이니까. 한국으로 돌아와 보니 확실하게 느꼈다. 나는 좋은 대학에 간 거구나.


확실히 내 노력을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에서의 대우도 달라졌다. 뭔가 엄마, 아빠한테 효도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옛날에 바닥을 쳤던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다. 자신감도 돌아왔다. 나도 노력을 하면 뭔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확실히 자존감과 자신감이 올라가니까 예전보다 당당해졌다. 더 이상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주눅 들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명문대를 가려하는지 알게 되었다. 자신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고, 어디 가서 무시는 받지 않게 된다. 옛날에 어느 한 인터넷 강사가 이런 말을 했었다. 명문대생은 일을 못해도 그래도 뭔가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확실히 비슷한 느낌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기대감에 힘입어 내가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자신감을 얻고, 자존감이 올라가고, 나를 더욱더 가꾸게 된다. 나 자신이 더 좋은 쪽으로 계속 변화되어 간다.


결국 ucla를 가서 확실하게 얻은 것은 나의 자존감과 자신감이다. 많은 경쟁자들을 뿌리치며 이 학교에 들어왔고, 노력을 하면 되는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 이과 하고 문과는 확실히 마인드가 다르다. 이과는 그 전공 분야에 뜻이 있어서 온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더 훌륭한 교육을 받으려고 명문대를 고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문과생은 다르다. 아 물론 모든 문과생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전공 공부에 큰 뜻이 있지 않지만 취업을 위해 적당히 성적에 맞춰서 온 문과생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명문대를 가서 제일 많이 얻어가는 것은 역시 그 학교의 ‘명성’ 일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내가 전에 말했던 자신감을 얻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너는 대학 간판을 보고 간 것이냐 물어보면 솔직히 반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사람들을 욕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명성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노력했고, 당당하게 다른 경쟁자들을 이기고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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