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의 중요성
대학교에 합격하고 엘에이를 갔다. 열심히 하겠다 다짐하고 갔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첫 학기가 개강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퍼져버렸다. 왜 그럴까.
첫 학기 때 나는 확실히 피폐해져 있었다. 그리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상태였다. 공부를 하기가 싫었고 학교를 다니기 싫었다.
나는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내가 원하는 곳으로 편입하면 더 이상 압박감에 시달리며 공부를 하지 않아도 돼서 좋을 줄 알았다. 커뮤니티 컬리지는 매 수업마다 A를 맞아야 했기에 시험 하나하나가 살 얼음판이었다. 확실히 이곳은 압박감에 시달리며 공부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많은 공부를 했다고 느낀 탓인지 도무지 ucla에서 공부가 되질 않았다. 아니 더 이상 공부를 하기 싫었다.
커뮤니티 컬리지를 계속 다닐 동안 들었던 생각은 '내가 공부를 왜 해야 하지'였다. 나는 확실히 공부 타입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공부에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공부를 '해야 하니까' 했다. 나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처럼 재밌게 놀고 싶었다. 그래서 편입하고 나면 공부량을 현저히 줄일 생각이었다. 공부량을 줄이고 대학생활을 좀 더 알차게, 재밌게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이곳 UCLA와 커뮤니티 컬리지가 달랐던 점은 일단 학기제였다. 물론 UCLA를 비롯 거의 모든 uc가 채택하고 있는 학기제이지만 여기는 쿼터(quarter) 제이다. 쿼터제란 일 년에 학기가 4번 있다는 뜻이다. 그중 정식 학기는 총 3번(가을, 겨울, 봄)이고 여름학기는 선택이다. 한 학기당 11주씩 듣는다. 11주 안에 모든 수업을 끝마쳐야 하다 보니 진도를 금방금방 뺀다. 그만큼 과제도 많고 시험도 많다. 분명 다른 학기보다 훨씬 바쁘다.
나는 처음 겪어보는 쿼터제에 적응을 못했다. 개강하고 3주 뒤에 중간고사를 봤다. 즉 개강하고 2주 뒤부터 중간고사 공부를 했다는 뜻이 된다.
다른 수업의 과제도 많은데 벌써 중간고사 공부를 하려니 미칠 지경이었다. 하루하루가 수업-기숙사-과제-잠의 반복이었다. 수업의 분량이나 난이도도 편입하기 전 학교보다 훨씬 많고 어려웠다. 확실히 쿼터제를 처음 겪어보면 사람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공부를 하기 싫고 삶에 대한 의욕도 사라져 갈까. 그리고 나는 이유를 찾아냈다. 삶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닐 때까지 쭉 나의 꿈은 명문대 진학이었다. 명문대를 가면 모든 것을 가질 줄 알았고 내가 멋있어 보일 줄 알았다. 일단 명문대라는 타이틀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명문대생들을 쭉 동경해왔다.
내가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공부를 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공부하는 것이 싫고 힘들었지만 명문대 진학이라는 꿈,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에 다 버텨내고 공부를 했던 것이었다.
UCLA에 진학한 나는 동기부여가 사라진 상태였다. 더 이상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나는 졸업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대기업을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설상가상 과제나 시험이 산더미처럼 쌓이니 아예 번아웃 현상이 온 것이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삶을 살기 위해선 동기부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어떠한 이유로 삶을 사는 걸까. 나는 일단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면 부모님이 슬퍼할걸 알기 때문에 일단 공부를 하기로 했다.
일단 버티고 버텨서 다음 목표를 설정하기로 나는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