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모든 일은 마무리가 중요하다

마침표를 잘 찍는 법

by Jin

나는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닐 동안 3개의 B를 맞았다. 당초 올 A를 맞는 것이 목표였지만 보기 좋게 실패해 버렸다. 하지만 나는 살짝 억울했다. 3개의 B 중 2개가 나의 실수로 인해 나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안전 불감증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 불감증이란 전부터 일이 계속 잘 되어 왔으면 이내 안주하고 방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이런 성격인지 몰랐다. 대학교에 오기 전까진. 첫 번째 B를 맞았을 때는 조금 아쉬웠다. 간발의 차로 B를 맞았기 때문에 내 실력인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두 번째 B부터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쉽고 괜찮은 수업을 추천받아서 듣고 있었다. 정치수업이었는데 친구들이 말한 것처럼 정말 괜찮았다. 그래서 기말고사를 보기 전까지는 거의 100%에 가까운 점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나는 너무 안주를 해버렸다. 기말고사를 대충 봐도 A가 나올 줄 알았던 것이었다. 나는 기말고사 공부를 거의 안 했고 그 시간에 친구들과 노는 것을 택했다. 결국 나는 기말고사를 완전 망쳤다. 정말 처음 보는 문제들이 태반이었다. 이 과목에서 쓰라린 B를 맞고 나는 생각했다. 다음부터는 마무리를 잘해야겠다.


세 번째 B를 맞을 때는 더욱 가관이었다. 나는 내가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쉬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수업은 여름에 들었던 온라인 수업인데, 당시 나는 한국에 잠깐 복귀한 상태였다. 나는 한국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나는 과제를 금요일, 혹은 주말에 몰아서 했었다. 이 패턴이 여름학기 내내 지속되다 보니깐, 나는 이 패턴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기말고사를 보기 전까지 내 점수는 99%였다. 90%까지가 A커트라인이었으니 점수는 넉넉했다. 또한 난이도도 엄청 쉬워서 나는 당연히 A를 맞을 줄 알고 있었다.


주말에 항상 과제를 몰아서 했던 나는 기말고사 기간에 가족여행을 갔었다. 나는 기말고사 역시 주말에 치려고 했고, 일부러 평일 시간대에 가족여행을 잡았다. 하지만 여기서 사달이 났다. 내 과제 점수를 확인해 보려고 수업 웹사이트에 들어가 봤는데, 전날에 올라온 글들이 엄청 많았다. 자세히 보니 모두 기말고사 과제였다. 부랴부랴 나는 기말고사 일정을 확인해 봤다. 알고 보니 목요일 까지였고, 여름학기 자체가 모두 목요일에 끝나는 일정이었다. 내가 확인해본 날짜는 금요일이었고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항상 주말에 과제를 하다 보니, 당연히 기말고사도 주말까지 인 줄 알았던 것이다.


나의 멍청함에 감탄할 시간이 없었다. 이 기말고사를 보지 않으면 내 점수는 79%가 되었고 이것은 내가 점수 C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창 재밌게 가족여행을 가서 놀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나는 이 사실을 내 가족들에게 알릴 수 없었다. 가족들이 알게 되는 순간 노발대발할 것이 뻔하니까. 그리고 가족여행 분위기도 완전 망할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부모님에게 잠깐 급한일이 있다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서 나는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넣었다. 대충 날짜를 착각하고 기말고사를 보지 못했는데 한번 더 기회를 줄 수 없냐는 내용이었다. 교수는 나의 이러한 부탁을 단칼에 거절했다. 하지만 B로 처리해 줄 테니 그걸로 만족하라고 했다. 결국 나는 가족여행 내내 표정이 굳은 채로 다녀야 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가족들은 나에게 계속 여행이 재미없는 것이냐며 걱정하였다.


사실 이것 말고도 내가 B를 맞을 뻔한 적은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엄청난 노력으로 A를 맞곤 했었다. 생각해보니 그때는 내 점수가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기말고사를 보기 전까지 A 커트라인에 간당간당한 점수였고 나는 기말고사를 완전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그리고 만약 과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으면, 전에 했던 것보다 2배, 3배의 시간을 투자하여 더욱 완벽히 과제를 끝내곤 했었다. 결국 나의 문제점은 '방심'이었다. 축구도 보면 항상 강팀이 약팀에게 지는 이유는 '방심'해서 이다. 그래서 강팀에게는 강하지만 약팀에게 유독 승점을 많이 뺏기는 팀이 존재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딱 그런 케이스였다.


방심을 줄이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것이 나에게 필요한 습관이었다. 오히려 나는 일찍 이런 경험을 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더욱 중요한 일에서 이런 실수를 하면 그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다. 실제로 나는 이 사건 이후로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무슨 일정이 있으면 미리 파악하고 까먹지 않도록 한다. 이런 습관은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운동이나 여행을 할 때도 항상 마지막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야구계에서도 9회 말 2 아웃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 이 습관을 나중에도 계속 유지한다면 적어도 억울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keyword
이전 01화미국 유학을 시작하다, 그리고 미국 유학을 간 이유